지영준(왼쪽) 변호사. 저스티스 누리집 갈무리, 박형명 변호사. 법무법인 김장리 누리집 갈무리 |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국민의힘 몫 상임 및 비상임위원 후보에 각각 지영준(55)·박형명(64) 변호사가 추천돼 국회 본회의 표결을 앞둔 가운데, 인권시민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두 후보가 동성애를 혐오하고 내란을 두둔한 후보자라는 점을 짚으며 추천 철회와 선출안 부결을 강력히 촉구했다.
공익인권법재단공감·천주교인권위원회 등 전국 36개 인권·시민사회단체의 연대체인 ‘국가인권위 바로잡기 공동행동’(공동행동)은 22일 성명을 내어 “두 인물은 인권 보호와 증진이라는 인권위 설립 목적에 반하는 인사로, 우리는 지영준·박형명 후보자의 인권위원 선출을 강력히 반대하며, 국회가 이 사안의 중대함을 직시하고 선출안을 반드시 부결시킬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두 사람이 △내란범을 옹호했고 △반인권 인사이며 △정치편향적 인물로서 인권위의 독립성을 침해한다는 이유를 들었다.
앞서 이날 국민의힘은 지난 3월 사직한 이충상 전 인권위 상임위원 뒤를 이을 인권위 상임위원으로 지영준 변호사를 추천했다. 박형명 변호사는 지난해 10월 임기가 끝난 한석훈 비상임위원 후임으로 추천됐다. 두 사람에 대한 인권위원 선출안은 23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다. 인권위원 11명 가운데 국회 추천 몫은 4명인데, 이중 2명은 국민의힘이 2명은 더불어민주당이 추천한 뒤 본회의 표결에 부친다.
상임위원으로 추천된 지영준 변호사는 2008년 군법무관 시절 군내 불온도서 소지 금지 사건에 항의하며 대한민국 국방부를 상대로 헌법소원을 냈다가 파면된 일로 이름이 알려졌다. 다만 이후 2020년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 전신인 기독자유통일당의 비례대표 후보 12번에 이름을 올리는 등 극단적인 보수 성향 활동을 이어왔다. 현재는 법무법인 저스티스의 공동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다. 박형명 변호사는 서울남부지방법원 부장판사 등을 지냈고 현재 법무법인 김장리 강남사무소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다. 지난 2022년 3월 대선을 앞두고 전직 대법관 등 법조인 354명과 함께 윤석열 후보 지지 선언에 이름을 올렸다.
공동행동은 지영준 후보자에 대해 “그동안 성소수자, 여성, 종교적 소수자, 이주민, 양심적 병역거부자 등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부정하고 코로나19에 대한 국가의 방역조치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는 활동을 해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행동도 성명을 내어 “(지 변호사가)2016년경부터 현재까지 전방위적으로 성소수자 차별에 앞장섰다”며 “현재도 충남인권조례안을 폐지하는 데 앞장서고, 퀴어퍼레이드에서 축복식한 목회자 고소대리를 맡으면서 다방면으로 차별과 혐오를 조장하고 있다“고 짚었다.
박형명 후보자와 관련해서는 12·3 내란 사태에 대한 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박 변호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를 앞둔 지난 2월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보수단체 기자회견에 참석해 “헌재가 특정 사건의 재판 절차를 자의적으로 신속히 진행하거나 지연시키는 것은 재판의 공정성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행위”라며 윤 전 대통령 편에서 헌재를 압박한 바 있다. 민변은 박 변호사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 비상임위원으로 추천되었다는 것 자체가 우리 사회에서 아직도 내란이 완전히 종식되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성소수자인권단체연합 무지개행동(무지개행동)도 이날 성명을 내어 지영준·박형명 후보자에 대해 “(전임자인) 이충상 전 상임위원과 한석훈 위원보다 더 심각한 인물들”이라고 비판했다. 무지개행동은 “이미 안창호·김용원·한석훈·이한별·강정혜·김종민 등 무자격 인권위원으로 인권위는 혐오에 동조하고 민주주의 파괴에 찬동하며 국가인권기구로서의 자격을 상실했다. 지영준·박형명 변호사의 추천은 인권위 가치를 끝까지 훼손하겠다는 행태나 다름없다”며 “이재명 정부와 국회가 국가인권위 정상화를 위해 지체없이 나설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민주주의, 필사적으로 지키는 방법 [책 보러가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