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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장, 나 70살인데” 전자발찌에 분노한 ‘남미의 트럼프’

조선일보 최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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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21일 발목에 달린 전자발찌를 기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AP연합뉴스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21일 발목에 달린 전자발찌를 기자들에게 보여주고 있다./AP연합뉴스


대선 불복과 쿠데타 모의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의 발목에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가 부착됐다.

21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이날 브라질 수도 브라질리아의 국회(연방 상·하원) 건물 계단에서 왼쪽 바짓단을 걷더니 발목에 달린 전자발찌를 취재진에게 드러냈다.

그는 전자발찌를 가리키며 “나는 국고를 횡령하지도, 공금을 횡령하지도, 살인을 하지도, 인신매매를 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무고한 사람에게 전자발찌를 채우는 행위는 국가의 치욕이다. 전직 대통령에게 저지른 짓 비겁하기 짝이 없다”고 말했다.

21일 전자발찌를 보여주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 엑스

21일 전자발찌를 보여주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전 대통령./ 엑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2019년~2022년) 강경 보수 성향 행보를 보이며 ‘남미의 트럼프’로 불렸다. 그는 2022년 대선에서 룰라 대통령에게 패한 이후 각료와 함께 쿠데타를 모의하거나 자신의 지지자를 선동해 2023년 1·8 선거 불복 폭동을 야기했다는 혐의 등으로 기소된 상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브라질 현 정부가 자신과 친분이 각별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기소한 것을 두고 “마녀사냥”이라고 주장하며 옹호하고 나섰다. 또 지난 9일 브라질에 50%의 상호 관세율을 통보하면서 그 근거 중 하나로 보우소나루 재판을 들어 내정 간섭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런 상황에서 브라질 연방대법원은 지난 18일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게 가택연금과 전자발찌 착용을 명령하고 외국 정부 관계자 접촉 금지, 외국 대사관 등 접근 금지, 소셜미디어 사용 금지 처분을 내렸다. 대법원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부자(父子)가 외국과 정당하지 못한 협상을 하는 등 적대적 행위를 하고 있는 혐의로 인해 경찰 신청과 검찰 청구 내용을 심리한 뒤 이 같은 임시 조처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전자발찌 부착 명령 후 보우소나루는 “극도로 굴욕적인 일이다. 난 브라질을 떠날 생각을 한 적 없다”며 “젠장, 나는 공화국의 전직 대통령이고 70살”이라고 말했다.

2019년 3월 백악관을 방문한 당시 브라질의 포퓰리즘 극우파 대통령인 보우소나루가 트럼프의 이름이 새겨진 브라질 축구 국가대표팀의 유니폼을 선물하고 있다./백악관 자료사진

2019년 3월 백악관을 방문한 당시 브라질의 포퓰리즘 극우파 대통령인 보우소나루가 트럼프의 이름이 새겨진 브라질 축구 국가대표팀의 유니폼을 선물하고 있다./백악관 자료사진


브라질 사법부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일가를 향한 전방위 압박에 나서고 있다. 브라질 대법원은 이날 부친 구명 운동에 앞장서고 있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셋째 아들인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브라질 의원의 자산과 계좌를 동결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에두아르두는 이날 소셜미디어에 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대법관이 이런 명령을 내렸다며 “자의적이고, 범죄적인 행위”라고 비난했다.


지모라이스 대법관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사건의 주심 법관이며 그에게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내린 인물이다. 앞서 미국은 이 같은 결정에 대응해 지모라이스 대법관과 그 직계가족, 브라질 대법원 내 그의 측근 등의 미국 입국 비자 취소를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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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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