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13에 넘겨요" 민생쿠폰, 벌써 중고거래 나왔다

[디지털데일리 최규리기자] 정부가 지급을 시작한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현금화되는 정황이 포착됐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쿠폰이 충전된 선불카드를 현금에 할인해 되파는 글이 다수 올라오며 부정 유통 우려가 커지고 있다.

21일 기준 당근마켓, 중고나라, 번개장터 등에는 '민생소비쿠폰 판매'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다수 확인됐다. 1인당 15만원이 충전된 선불카드를 13만~14만원 선에서 현금으로 거래하겠다는 내용이다. 거래 희망 장소를 명시하거나, "빠른 직거래 원함" 등의 문구를 통해 소비자가 아닌 '되팔이' 의도가 명확히 드러나는 경우도 있다. 일부 판매자는 복수의 카드를 반복해 게시하는 등 전문 브로커 활동을 의심케 하는 사례도 있었다.

오프라인에서 지급받은 선불카드가 즉시 사용 가능하고, 사용처에서 별도의 신원 확인 절차가 없다는 점이 악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과거 '상품권 깡'과 유사하게, 정부 지원금을 할인된 가격에 유통시켜 현금화하려는 시도다.

이에 대해 당근마켓 측은 "기본적으로 정부 지원금은 거래 금지 품목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민생회복쿠폰 또한 금칙어 설정 및 자동 모니터링을 통해 게시글이 노출되지 않도록 조치하고 있다"며 "이를 우회한 게시글에 대해서도 모니터링 강화 및 금칙어 리스트를 지속 업데이트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까지 올라온 유사 게시글은 정책 위반으로 모두 미노출 처리된 상태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민생소비쿠폰은 신청자의 1인당 기본 15만원이 지급되며, 차상위계층과 한부모가정에는 30만원, 기초생활수급자는 40만원을 받는다. 수도권 외 지역 주민에게는 추가 3만원, 농어촌 인구감소지역 주민에게는 최대 5만원까지 추가 지급된다. 신청은 오는 9월 12일까지 가능하다.

1차 신청 첫날인 21일 하루 동안 전체 대상자의 13.8%인 697만5642명이 신청을 완료했으며, 이로 인해 지급된 총 지원금 규모는 약 1조2722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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