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유저들 환호할 소식…"오늘부터 찍고 버스 탄다"

티머니 선불카드 서비스 개시
후불·기후동행·K패스 미지원

22일 애플페이로 요금을 결제하고 있다 /사진=성시호

애플페이로 버스·지하철 요금을 지불하거나 교통카드 기반 소액결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애플이 국내 애플페이 서비스 개시 2년 4개월 만에 내놓은 변화다.

애플은 22일 자사 간편결제 서비스 애플페이에 티머니 카드 연동을 개시한다고 밝혔다. 이날부터 아이폰·애플워치 기기에선 '지갑' 앱을 실행한 뒤 상단의 '추가(+)' 버튼을 누르면 '교통카드' 메뉴에서 티머니 카드를 새로 발급받을 수 있다.

이 티머니 카드는 선불식이다. 잔액은 애플페이나 아이폰에 설치한 '모바일티머니' 앱으로 충전할 수 있다. 티머니는 이 앱에서 현대카드 외에 계좌이체·T마일리지로도 잔액 충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개찰구에서 아이폰·애플워치 화면잠금을 풀거나 지갑 앱을 실행하지 않고 기기를 갖다 대는 동작만으로 요금이 지불되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애플은 설정 메뉴에서 '익스프레스 교통카드'를 활성화하면 이 기능을 활용할 수 있고, 기기가 방전되더라도 교통카드 기능은 일정 시간 유지된다고 밝혔다.

애플은 또 애플페이 내장 티머니 카드를 대중교통이 아닌 카페·편의점·마트 등 상점에서도 결제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방문할 상점이 티머니 카드 결제를 허용하는지 여부는 이용자가 미리 파악해야 한다.

후불 교통카드 기능은 애플페이에서 이용할 수 없고, 향후 지원일정이 불투명하다. 이용자가 기존에 보유하던 후불 교통카드 탑재 신용·체크카드나 기후동행카드, K-패스 교통카드, 전철 정기권을 애플페이에 등록하는 것도 현재 불가능하다.

이를 대신해 애플은 티머니 카드 연동을 기점으로 애플페이 교통카드의 잔액이 소진되면 자동으로 충전하는 '오토 리로드(자동충전)' 기능을 신설하기로 했다. 해외 교통카드를 지원하던 기존엔 잔액 부족을 알려주는 기능만 제공했다.

국내 스마트폰 내장 교통카드는 삼성 갤럭시 시리즈를 비롯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 이용자들의 전유물이었다. 애플이 교통카드 구현에 필요한 자사 기기의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을 오랜 기간 타사에 개방하지 않은 데다 2023년 3월 한국에 애플페이를 출시하면서도 신용·체크카드만 연동한 탓이다.

그간 아이폰·애플워치 이용자들은 국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 플라스틱 교통카드를 따로 휴대하는 불편을 겪었다. 애플페이는 미국·일본·중국·영국·프랑스·캐나다·홍콩 등 주요국 대도시권에서 이미 교통카드를 연동하거나 개찰구에서의 신용·체크카드 결제를 지원한 바 있다.

애플은 교통카드 연동을 시작으로 국내 애플페이 이용자층 확장을 시도할 전망이다. 현행 애플페이 내 티머니 카드 연동은 선불방식에 그치지만, 통신규격 등 기술적 과제를 이미 해결한 이상 후불·정기권 등 기능 추가는 사업적 의지에 달린 터다.

업계 관심은 현대카드 이후 애플페이에 진입할 국내 카드사가 어디인지로 쏠린다. 금융감독원은 신한카드가 제출한 애플페이 약관을 지난해 12월 승인했고, KB국민카드의 약관 역시 심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성시호 기자 shs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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