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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부 이전 하면 상권이 좀 살까요"…구도심이라 주말에도 '텅텅'

머니투데이 세종=오세중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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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해수부 본부가 들어설 IM빌딩(오른쪽 흰색건물) 옆에 전통시장 입구가 위치해 있다./사진=오세중 기자.

해수부 본부가 들어설 IM빌딩(오른쪽 흰색건물) 옆에 전통시장 입구가 위치해 있다./사진=오세중 기자.



"글쎄요. 해양수산부가 이 동네로 내려온다는 얘기는 듣기 들었는데, 다들 잘 모르는 것 같아요. 그래도 매출이 좀 늘지 않을까요? 상권이 좀 살아나면 좋겠죠"

부산 동구 수정동에서 커피 전문점을 경영하는 사장의 말이다. 지난 20일, 해양수산부 임시 청사가 들어설 예정인 수정동을 찾았다. KTX 부산역에서 지하철로 두 정거장, 부산진역에서 내려 도보 2분 거리. 그곳에 해수부 본부가 입주할 IM빌딩과 협성타워가 마주 보고 있다.

IM빌딩 옆에는 부산의 대표 언론사인 부산일보 본사가 자리잡고 있다. 주변에는 오래된 상점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지만 곳곳에 '임대' 딱지가 붙어 있는 빈 점포들이 눈에 띄었다.

일요일 오후였지만 대부분 문을 닫았다. 문을 연 가게보다 닫힌 가게가 많았고, 사람도 거의 없었다. 한여름 땡볕 속 을씨년스러운 분위기가 거리를 채웠다

해수부 부산의 임시청사가 들어설 곳 옆의 상가 골목./사진=오세중 기자.

해수부 부산의 임시청사가 들어설 곳 옆의 상가 골목./사진=오세중 기자.



IM빌딩 맞은편에는 수정동 전통시장이 있다. 그러나 이곳도 사정은 비슷했다. 문을 연 점포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시장 안 골목을 지그재그로 걸어봤지만 사람도, 활기도 보기 어려웠다.

한마디로 '구도심'이라는 말이 실감 났다. 상가들은 즐비하지만 상권은 이미 오래전에 생기를 잃은 듯했다.

부산시는 해수부 부산 이전에 반색했지만 아직까지 임시청사가 위치할 이 곳은 조용하다. IM빌딩 인근 빵집 주인은 "해수부가 온다고요?"라며 처음 듣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통닭을 파는 작은 포장전문점 주인도 "어디에서 뭐가 내려온다는 얘긴 들었는데, 자세한 건 몰라요"라고 말했다.


해수부 이전 소식이 상인들에게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거나, 아직 피부로 와닿지 않는 분위기다.

부산 동구 수정동 전통시장의 가게 문들이 닫혀 있다./사진=오세중 기자.

부산 동구 수정동 전통시장의 가게 문들이 닫혀 있다./사진=오세중 기자.



해수부가 이전해오면 본부 공무원들과 공무직 직원들까지 총 850여명이 이 곳을 기점으로 활동하게 된다. 이들이 매일 출퇴근하고 밥을 먹고, 장을 보게 되면 지역 경제에 변화가 생길 수밖에 없다. 부산시가 상권 부활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하지만 상권보다 더 급한 문제는 주거다. 이 일대에는 850여 명이 거주할 수 있는 아파트나 원룸 수요를 충족할 인프라가 부족하다.


아파트 단지도 IM빌딩 정문을 마주하고 있는 협성휴포레부산진역오션뷰아파트 단지 하나 뿐이었다.

해수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벌써 주거지에 대한 걱정이 번지고 있다. 임대차 시장도 미묘한 움직임을 보인다. 해수부 관계자는 "전화로 집을 알아봤는데, 매물이 갑자기 사라졌다"며 "주인이 더 비싼 값에 내놓으려는 듯하다. 관망 분위기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직원들이 정착할 주거 기반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이전 효과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


한편 21일 해수부 국가공무원노조는 부산시의회에서 시민단체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부산시는 해수부 직원들과 가족들이 안정적으로 부산에 정착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지원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세종=오세중 기자 danoh@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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