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우·산사태 겹친 산청에서 4명 실종
중장비 투입 힘들어 3일째 발견 못해
4명 실종된 가평, 다리 끊겨 수색 난항
21일 오전 11시쯤 경남 산청군 산청읍 모고리에서는 119구조대 차량과 사다리차, 굴착기 여러 대가 바삐 오갔다. 집중호우가 쏟아진 이틀 전 이곳에서 실종된 70대 주민을 찾기 위해서다. 폭우가 물러가고 다시 돌아온 폭염 아래서 소방관들은 물에 적신 수건을 목에 두른 채 토사에 묻힌 집터 여기저기를 파헤쳤다. 팔 토시를 착용한 경찰관들은 수색 작업을 위해 일반인 출입을 막았다.
언제 비가 내렸느냐는 듯 하늘은 파랗게 갰지만 며칠간의 극한호우와 산사태로 인한 실종자는 아직도 8명이다. 산청에서는 수색 3일째에도 남은 실종자 4명을 찾지 못했고, 경기 가평군에서도 4명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지자체와 소방 당국, 경찰에 군인들까지 총력전을 벌이고 있지만 수색 속도는 더딘 상황이다. 실종 추정 지역 범위가 워낙 넓은 데다 곳곳이 바위나 흙으로 뒤덮여 중장비 투입도 어렵기 때문이다.
중장비 투입 힘들어 3일째 발견 못해
4명 실종된 가평, 다리 끊겨 수색 난항
19일 호우·산사태에 주민 1명이 휩쓸리며 실종된 경남 산청군 산청읍 모고리에서 21일 수해 복구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산청=박시몬 기자 |
21일 오전 11시쯤 경남 산청군 산청읍 모고리에서는 119구조대 차량과 사다리차, 굴착기 여러 대가 바삐 오갔다. 집중호우가 쏟아진 이틀 전 이곳에서 실종된 70대 주민을 찾기 위해서다. 폭우가 물러가고 다시 돌아온 폭염 아래서 소방관들은 물에 적신 수건을 목에 두른 채 토사에 묻힌 집터 여기저기를 파헤쳤다. 팔 토시를 착용한 경찰관들은 수색 작업을 위해 일반인 출입을 막았다.
언제 비가 내렸느냐는 듯 하늘은 파랗게 갰지만 며칠간의 극한호우와 산사태로 인한 실종자는 아직도 8명이다. 산청에서는 수색 3일째에도 남은 실종자 4명을 찾지 못했고, 경기 가평군에서도 4명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지자체와 소방 당국, 경찰에 군인들까지 총력전을 벌이고 있지만 수색 속도는 더딘 상황이다. 실종 추정 지역 범위가 워낙 넓은 데다 곳곳이 바위나 흙으로 뒤덮여 중장비 투입도 어렵기 때문이다.
고지대 살던 주민들 산사태에 매몰된 듯
21일 경남 산청군 방목리의 한 주택이 산사태로 쏟아져 내린 흙더미 속에 잠겨 있다. 산청=최현빈 기자 |
산청군통합지휘본부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산청읍 모고리, 단성면 방목리, 신등면 율현리, 신안면 외송리 주민들이 각 1명씩 실종됐다. 경남도는 이들이 토사에 매몰됐을 것으로 보고 소방관 등 인력 538명과 장비 122대를 투입해 수색 중이다.
어마어마한 양의 토사가 덮친 사고 현장은 원래 형태를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처참한 상태다. 부부 사이인 70대 남성이 사망하고 60대 여성은 실종된 방목리의 한 주택도 창문이 전부 깨져 뼈대만 간신히 유지하고 있었다. 구조 작업을 지켜보던 이웃 장흥조(81)씨는 "제일 우(위)에 지어놨던 집이 통째 떠밀려 내려 가버린 것 같더라"며 안타까워했다.
한 명이 실종된 경남 산청군 외송리의 사찰로 향하는 도로가 21일 토사에 매몰돼 있다. 산청=최현빈 기자 |
"스님이 연락을 받지 않는다"는 신고가 접수된 외송리 산속의 절로 향하는 도로는 당국의 통제로 아예 통행이 불가능했다. 꼭대기에서부터 유출된 토사는 사찰과 그 앞 왕복 4차로 도로를 넘어 아랫길까지 쏟아져 내려왔고, 가드레일은 흙의 무게로 인해 엿가락처럼 휘어져 있었다. 산자락 인근 비포장 도로에도 아직 치워지지 않은 큼지막한 바위가 즐비했다.
도로 상황이 녹록지 않아 중장비를 들이기가 어렵고, 그로 인해 수습이 늦어지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장의 한 소방관은 "큰 장비가 들어와야 토사를 걷어낼 수 있을 텐데 길이 너무 좁아서 아예 진입이 안 된다"며 "최선을 다하고는 있지만 도로까지 내려온 거대한 흙더미를 치울 방법이 지금으로서는 사실상 없다"고 하소연했다.
'일가족 매몰' 가평은 다리 끊겨 수색 난항
21일 경찰 과학수사대가 경기 가평군의 수해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
산사태로 일가족 4명이 매몰돼 가장이 숨지고 2명이 실종된 경기 가평군 조종면 마일리 H캠핑장도 수색이 어렵기는 마찬가지였다. 캠핑장 주변에는 산사태로 4, 5개의 물길이 새로 생겼고, 도로에는 허리춤까지 올라 온 진흙더미와 뿌리째 뽑힌 나무, 엿가락처럼 휘어진 가드레일, 아스팔트 더미 등이 널부러져 있다. 캠핑장과 연결된 교량이 반 토막 나면서 중장비 진입이 안 돼 인명 수색조차 수작업으로 벌이고 있었다.
설상가상 전기가 끊기고 통신도 원할하지 않은 상황이다. 주민 한모(73)씨는 "전기가 안 들어와 냉장고 음식을 모두 버려야 할 판"이라며 "도로가 빨리 복구돼야 우리 집도 손을 볼 텐데,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산청= 최현빈 기자 gonnalight@hankookilbo.com
산청= 권정현 기자 hhhy@hankookilbo.com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