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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위로 떠오른 배임죄 폐지·완화 논의···‘재계 달래기’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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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상법 추가 개정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위해 개최한 공청회에서 전문가들이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상법 추가 개정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위해 개최한 공청회에서 전문가들이 ‘집중투표제 의무화’와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이사의 충실 의무를 주주까지 확대한 상법 개정 이후 여당에서 ‘배임죄’ 규정을 완화하려는 움직임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일반 주주의 권익을 강화한 만큼 소송 남발 등 경영진의 우려를 배임죄 규정을 개정해 보완하겠다는 취지다. 오너 일가의 전횡이 잦고 이를 견제하는 장치가 여전히 부족한 상황에서 재계를 달래기 위해 섣불리 배임죄를 완화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9월 정기국회에서 관련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전망이다.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4일 특별배임죄를 폐지하는 내용의 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당내 코스피5000 특별위원회 소속 김남근 의원은 배임죄 기소를 남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보완 작업을 예고했다.

배임죄 완화 논란은 상법 개정안과 맞물려 있다. 이재명 정부 들어 이사의 충실 의무를 주주까지 확대한 상법 개정 이후 배임죄도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양상이다. 이사의 충실 의무가 주주까지 확대되면 경영진에 배임 관련한 기소와 소송이 늘어날 수 있다는 재계의 우려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상법 개정안 논의가 시작됐을 때도 배임죄 완화 여부가 거론된 바 있다. 이복현 당시 금감원장은 이사의 충실의무 기준을 주주까지 확대하되, 배임죄는 민사로 해결해야 한다며 ‘상법상 특별배임죄의 폐지’ 등을 거론했다. 당시 민주당에선 폐지에 신중론을 보였으나, 완화는 가능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당시 민주당 대표)은 같은 해 한국경영자총협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배임죄 문제에 대한 검토가 가능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배임죄 논란은 그러나 그간 찬성과 반대가 치열하게 갈렸던 만큼 향후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배임죄 규정을 폐지하거나 완화하자는 측은 경영상 합리적인 판단을 했더라도 결과적으로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다면 고의 여부와 무관하게 형사처벌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문제를 제기해왔다. 경영상 판단에 형사처벌을 과도하게 적용한다면 과감한 경영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배임에 관한 처벌 규정이 여러 법안에 중복돼 이중처벌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현재 형법상 일반·업무상 배임에 더해 상법상 특별배임, 특별경제가중처벌법상(특경가법) 업무상 배임까지 3중으로 규정돼 있다.


배임죄의 폐지나 완화는 시기상조란 의견도 적지 않다. 사주가 기업 돈을 쌈짓돈처럼 쓰는 잘못된 기업 문화가 여전한데 형사처벌을 약화시키면 이들을 견제할 효과적인 장치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민사적 대응은 강제력이 약하고 입증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실효적 대응이 어려울 수 있다.

이에 배임죄 완화 이전에 민사소송시 입증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디스커버리’ 제도 등을 먼저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디스커버리 제도는 재판 전에 당사자끼리 증거를 사전에 공개하고 공유하도록 강제하는 제도다. 천준범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 부회장은 “현재는 회사(이사회)에서 증거를 다 갖고 있다 보니 소송을 내는 주주들은 사실상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코스피5000 특위는 배임죄 규정과 관련해 오는 9월쯤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겠다는 방침이다. 특위 한 관계자는 “현재 원내대표단은 배임죄를 신속하게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이지만, 당내에는 배임죄에 대한 이견이 적지 않다”라며 “발의된 법안들도 보완이 더 필요해 제대로 된 논의가 이뤄지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용하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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