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출신 과기장관 첫 행보는 '바이오+AI'… "데이터 수집 조건 개선하겠다"

21일 서울바이오허브 산업 현장 방문
"AI 바이오는 3강 아닌 1강이 목표
연구소장급 AI 모델, 실증 인프라 필요"

배경훈(왼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서울바이오허브에 입주한 한 바이오 기업을 찾아 둘러보고 있다. 뉴스1

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취임 이후 첫 공식 행보로 바이오 기업들이 모여 있는 서울바이오허브를 찾았다. 기초과학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해 다양한 난제를 해결하고 산업 성과로 이어가야 한다는 평소 신념에 따라, 시너지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오 산업 현장을 방문한 것이다. 배 장관은 "AI 바이오는 3강이 아닌 1강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배 장관은 21일 서울 동대문구 서울바이오허브에서 산학연 전문가들과 만나 AI 바이오 육성 방향에 대한 현장 의견을 들었다. 그는 "AI 시대를 이끌기 위해선 AI와 과학을 결합할 준비가 필요하다"면서 "AI 바이오를 집중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취임 첫 행보를 바이오로 정한 이유에 대해선 "AI 접목의 성공 사례를 보여줄 분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바이오가 AI와 접목하면서 변혁 시점에 와 있다"면서 "확률적으로 답을 찾기 어렵고 수많은 가설을 세우는 신약 개발에 AI를 잘 접목한다면 과정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I 바이오 기술 개발을 위한 국가 전략도 수립할 방침이다.

배 장관은 AI 모델 수준을 과학자와 함께 가설을 세우고 실험을 설계할 수 있는 '연구소장급'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봤다. 그는 "신약 후보 물질 탐색이나 유효 물질 검증 등에 실제 활용하는 수준까지 발전해야 AI 바이오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이날 참석한 기업인들은 정부가 AI 스타트업과 제약사 간 협력 기회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정부가 컨소시엄 과제를 지원해 협업을 유도하는 방법도 제안됐다. 실증 환경 부족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배 장관은 "단계별 실증 과제뿐 아니라 실증을 위한 공공 인프라도 준비하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데이터 접근의 어려움에 관한 연구자들의 호소에도 공감을 표하며 "고품질 데이터셋 수집을 가로막는 조건들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김태연 기자 tykim@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