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청약 사다리…청약통장 단기 가입자 4년 새 44% 뚝

분양가 상승·대출 규제 겹쳐
단기 가입 매력↓…서울은 감소세 더 뚜렷

청약통장 자료 화면. (사진=연합뉴스)

청약통장 단기 가입자 수가 계속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양가가 치솟고 당첨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실질적 당첨 가능성이 낮은 단기 가입자들이 통장을 해지하거나 신규 가입을 꺼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주택청약종합저축에 가입한 지 5년 미만 가입자는 994만171명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10% 이상 감소했다. 4년 이상 5년 미만 가입자 수는 전년 대비 7.6%가량 줄어들었다. 4년 이상 5년 미만 가입자 수가 처음으로 줄어들기 시작한 2022년과 비교하면 20.2% 감소했다. 6개월 이상∼1년 미만 가입자의 경우 2021년부터 가입자가 줄어들기 시작했는데, 2021년 대비 43.8% 줄어들었다.

서울의 청약통장 가입자 감소세는 더 뚜렷하다. 서울의 4년 이상∼5년 미만 가입자는 전년 대비 14.3%, 6개월 이상∼1년 미만은 11% 각각 줄었다.

반면 상대적 가입 기간이 길어 청약 시장에서 유리한 장기 가입자 수는 증가하고 있다. 전국의 10년 이상∼11년 미만 가입자는 지난 6월 말 기준 39.1% 늘었다. 15년 이상 통장을 보유한 사람은 40.4% 증가했다. 청약 당첨 가능성이 높은 장기 가입자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는 모습이다.

전체 통장 보유자는 1년 새 1.5% 감소에 그쳤지만, 이탈자 대부분이 단기 가입자에게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현상의 배경으로 가파른 공사비 상승에 따른 분양가 인상과 과열된 청약 경쟁이 지목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서울의 1㎡당 평균 분양가는 1393만90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9.97% 상승했다.

높아진 분양가도 문제지만, ‘로또 청약’이라 불릴 정도로 청약 경쟁률은 사실상 당첨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달 초 서울 성동구에서 분양한 ‘오티에르포레’의 1순위 경쟁률은 평균 688.1 대 1에 달했고, 전용 39㎡형 청약 당첨자는 무려 69점(4인 가구 만점)의 가점을 기록했다.

단기 가입자들이 사실상 당첨 가능성이 없는 구조가 고착화되며 청약 시장 진입 자체를 포기하는 흐름이 확산하는 가운데, 주택담보대출과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을 금지한 6·27 대출 규제 영향으로 단기 가입자 이탈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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