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가 2024년 10월9일 오전 싱가포르의 샹그릴라 호텔에 참석해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들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다음 달 6일 김건희 여사를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문홍주 특검보는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김 여사에 대해 내달 6일 오전 10시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 피의자로 출석하라는 출석요구서를 주거지로 우편 송부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의 출석요구서에는 도이치모터스·삼부토건 주가조작, 건진법사 청탁, 명태균 공천개입 의혹 등 여러 주요 의혹에 관한 혐의사실이 포함됐다.
김 여사는 지난 5년여 간 각종 의혹의 중심에 서 있었지만 수사기관으로부터 직접 조사를 받은 것은 단 세 차례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한 번은 서면조사로, 두 번은 비공개 출장조사로 진행됐다. 전례를 찾기 힘든 수사방식에 ‘봐주기 수사’ 비판은 끊이지 않았다. 현직 대통령 배우자로서 첫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긴 했지만 그 과정은 오히려 특혜라고 불렸고 결과 역시 모두 ‘무혐의’로 끝나면서 이제 특별검사 수사까지 받는 처지가 됐다.
김 여사가 수사기관으로부터 조사를 받은 ‘첫번째 기록’은 윤석열 당시 대선 후보의 배우자 신분이던 2021~2022년쯤 불거진 코바나콘텐츠 협찬 의혹에서 시작됐다. 김 여사가 운영했던 전시기획사 코바나콘텐츠가 주요 대기업들로부터 협찬·후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졌고, ‘뇌물·청탁’ 고발로 이어졌다.
검찰은 이 사건에서 김 여사에게 서면조사만 했다. 직접 소환은 하지 않았다. 휴대전화 포렌식이나 계좌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도 진행하지 않았다. 김 여사는 두 차례 서면질의에만 응했고, 별다른 소란 없이 조사는 끝났다. 2023년 3월 검찰은 이 서면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의혹만 무성했던 첫 수사기관 조사는 그렇게 종결됐다.
보다 파장이 컸던 사건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이다. 2020년 말부터 고발장이 접수돼 수사가 시작됐지만 검찰이 김 여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한 건 4년 반 뒤인 지난해 7월에서였다. 그 사이 담당 검찰청도 여러 차례 바뀌었고 정치적 논란과 비판은 커질 대로 커졌다. 검찰은 김 여사를 서면이 아닌 직접 대면해 조사하기로 결정했다. 현직 대통령 배우자로서 첫 ‘피의자 신분 대면조사’로 기록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조사는 검찰청사가 아닌 대통령경호처 부속청사에서 진행됐다. 12시간 넘는 고강도 조사였다지만 검사들이 직접 ‘출장조사’를 하는 형식으로 비공개 심문했다. 수사팀은 김 여사에게 주가조작 관여 의심 계좌, 자금 흐름, 내부 문서 인식 여부 등을 추궁했다. 김 여사는 혐의를 부인하며 “기억나지 않는다”는 답변을 반복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선 동시에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에 대해서도 조사가 진행됐다. 김 여사가 최재영 목사로부터 명품가방을 받은 의혹이다.
수사과정에서 검찰총장이 제대로 보고를 받지 못했다는 이른바 ‘총장 패싱’ 논란도 불거졌다. 검찰총장은 대국민 사과까지 했다. 지휘라인이 교체됐고, 조사방식에 대한 특혜 시비, 수사지연, 검찰 내부 갈등이 터져나왔다. 수사팀은 석달 뒤인 그 해 10월 김 여사에 대해 무혐의로 결론 냈다.
김 여사에 대한 ‘3번의 조사와 무혐의 처분’은 역설적으로 특검을 불러오는 계기가 됐다. 검찰 수사의 공정성과 신뢰를 실추시킨 대표적인 ‘면죄부 수사’로 기록된 김 여사 관련 사건들의 공은 이제 특검이 넘겨받았다. 이번엔 특검이 김 여사를 어떤 내용과 방식으로 조사할 지 주목된다. 법조계에선 “다음달 6일 김 여사에 대한 ‘4번째 조사’는 그동안의 수사와는 다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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