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7 대책’ 뒤 서울 아파트 중위 가격 약 2억원↓

20일 서울 남산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곳곳이 아파트로 빼곡하다. 연합뉴스

주택담보대출을 최대 6억원으로 제한한 6·27 대책이 발표된 뒤 수도권 아파트 거래가 줄어드는 동시에 거래되는 가격대와 면적이 모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직방 빅데이터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해보니, 6·27 대책 발표 이후 수도권 아파트 거래량이 73% 급락하고, 중위 거래가격은 대책 전보다 1억6천만원(24.2%) 하락한 5억원으로 나타났다. 거래되는 전용면적 역시 75㎡로 대책 전(84㎡)보다 11% 줄었다. 직방은 “대출 제한에 따라 자금 부담이 확대되면서 거래 가능한 아파트의 조건 자체가 변화했고, 이에 따라 수요자들의 선택 기준 또한 달라진 상황”이라고 풀이했다. 직방은 6·27 대책이 발표되기 전 18일(6월10일∼27일)과 이후 18일(6월28일∼7월15일)을 비교 분석했다.

서울은 가격·면적·거래량이 모두 줄어 관망 흐름이 뚜렷했다. 대책 전 7150건이었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361건으로 81% 줄었고, 중위 거래가격은 10억9천만원에서 8억7천만원으로 약 2억2천만원(20.2%) 낮아졌다. 거래된 전용면적도 84㎡에서 78㎡로 7.9% 줄어 더 작은 면적대 아파트의 거래가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고가 단지가 밀집된 강남권은 대출 규제 영향이 직접적으로 반영되면서 고가·대형 평형 거래가 크게 줄었다. 강남구는 중위 거래가격이 29억원에서 26억원으로 3억원(10.3%) 낮아졌고, 거래된 전용면적도 85㎡에서 76㎡로 줄어 감소폭(10.2%)이 서울 전체 평균(8%)보다 컸다. 서초구는 23억7500만원에서 19억6500만원으로 4억1천만원(17.3%) 떨어졌다. 서초구는 전용면적 변화는 없었으나 거래량이 134건에서 13건으로 90.3% 줄었다. 송파구는 상대적으로 조정폭이 작았다. 중위가격이 16억5천만원에서 16억2천만원으로 소폭 하락하는 데 그쳤다.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도 마찬가지였다. 6·27 대책 이후 마용성은 거래면적에는 큰 변화가 없었으나, 거래가격과 거래량은 모두 조정을 보였다. 마포구는 중위가격이 15억2750만원에서 12억2천만원으로 20.1% 낮아졌고, 용산구는 18억500만원에서 15억4천만원으로 14.7% 낮아졌다. 성동구는 15억8천만원에서 14억600만원으로 11% 떨어졌다. 거래량은 마포구에서 90.4%, 성동구에서 92.5%, 용산구에서 68.1% 줄었다.

6·27 대책 발표 초기에는 노도강(노원·도봉·강동구)과 금관구(금천·관악·구로구) 등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은 지역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예측이 난무했으나 실제로는 이곳도 중위가격이 낮아지고 거래량도 둔화했다. 직방은 “중저가 지역에서도 뚜렷한 상승세보다는 제한된 자금 여건 속에서 차선의 평형과 가격대를 택하는 수요자 중심의 조심스러운 거래가 주를 이뤘다고 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노원구는 거래면적이 59㎡로 유지된 가운데, 중위가격은 5억9500만원에서 5억1900만원으로 12.8% 낮아졌다. 금천구는 거래면적이 60㎡로 유지되며 중위가격은 5억8250만원에서 5억4500만원으로 조정됐다. 구로구는 거래면적이 78㎡에서 74㎡로 줄고, 중위가격도 7억1900만원에서 6억5천만원으로 줄면서 조정이 나타났다.

이지혜 기자 god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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