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 식고, 한국어 뜬다"…K-컬처에 올라탄 한국어 열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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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국과 유럽에서 중국어 학습 열기가 점차 식어가면서 한국어가 새로운 인기 언어로 부상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습니다.

현지시간 2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의 경제 부진과 부정적인 국가 이미지로 인해 중국어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있지만, 한국어는 K팝의 영향으로 그 위상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클레이턴 두베 전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 미·중연구소 소장은 “현재 가장 인기가 많은 동아시아 언어는 한국어”라며 “이는 100% K팝이 주도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는 특히 방탄소년단의 영향력이 한국어 학습 열풍을 견인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현대언어학회(MLA)의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대학에서 한국어 수강 등록률은 2013년부터 2021년까지 57%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반면 중국어는 전 세계적으로 학습 수요 내림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21년 미국 대학에서 중국어 등록률은 2013년 정점 대비 25% 감소했으며, 영국에서는 2023년 중국어를 전공한 대학생 수가 2016년 대비 3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문가들은 중국어 인기 하락의 배경에는 중국 내부의 구조적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국의 고도성장기에는 중국과의 경제 교류 확대에 따라 중국어의 실용성이 주목받았지만, 최근에는 코로나19 봉쇄 정책으로 인한 국제적 고립, 부동산 시장 위기, 청년실업 급증 등의 문제로 인해 비즈니스 교류 기회가 줄어들며 중국어 수요도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독일의 중국 교육 네트워크인 ‘빌둥스네츠베르크 차이나’의 휴 산도는 “독일 언론이 중국의 인권 침해나 환경 오염 등 부정적인 측면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어, 중국어 학습의 매력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이러한 흐름 속에서 세종학당을 통해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 학습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세종학당은 지난달 이집트, 중국, 이탈리아 등 11개 지역에 신규 학당을 설립했으며, 현재 전 세계 87개국 252개소에서 운영 중입니다.

2007년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처음 개설됐을 당시만 해도 3개국 13곳에서 연간 수강생 수는 740명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세종학당을 통해 한국어를 공부한 수강생 수가 21만 374명으로 급증하며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정부는 오는 2027년까지 세종학당을 350개로 확대하고, 전 세계 수강생 50만 명 달성을 목표로 한국어 교육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확충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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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서(ms3288@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