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美특사 비토 논란' 이언주 "나는 논개…순장하게 된 것"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미국 특사단에 포함됐다가 ‘김 위원장 비토’ 문자메시지가 언론에 포착돼 논란이 일었던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결과적으로 제가 순장하게 된 것”이라며 자신을 ‘논개’에 빗대 표현했다.

21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한 이 최고의원은 “당내에서도 김 전 비대위원장을 미국 특사단장에 내정한 것에 대해 반대가 심했고, 경제계에서도 반발하던 와중에 의견을 전달하다 특사단에서 배제되게 됐다”는 취지로 설명하면서 자신의 상황이 “순장하게 된 것”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의원. 뉴스1

이 최고의원은 “당내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의 ‘별의 순간’이라고 해서 윤석열 정권 탄생의 주역이 아니냐, (김 전 비대위원장을 수사 대상으로 할 가능성이 있는) 특검 수사도 있어 당내에서 (김 전 비대위원장의 미국 특사단장 내정에) 반대가 심했다”고 말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막말이랄까, 광인 정치, 이런 것 때문에 경제계에서도 반대가 극심했다. 그래서 저에게 전달을 많이 해달라고 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제가 책임지게 됐다. 논개가 됐다고 할까, 다른 분들도 (김 전 위원장에 대한 우려를) 전달하신 걸로 알고 있는데 그분이 저에 대해 콕 집어서 반발하셨다”고 덧붙였다. 이 최고위원은 특사단에서 배제된 것에 대해 “조선 등 이런 분야에서 준비를 많이 해서 아쉽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라며 “다음에 또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 최고위원은 대미 특사단에 내정됐으나, 당시 함께 내정된 김 전 위원장의 특사단 합류를 반대하는 문자메시지를 이재명 대통령에게 보내는 모습이 언론에 공개돼 논란을 빚었다. 결국 김 전 위원장은 이 최고위원과 함께 특사단에서 배제됐다.

이 최고위원은 이날 인터뷰에서 12·3 계엄을 옹호하고 민주당을 ‘빨갱이’로 지칭했다는 논란을 빚고 있는 강준욱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과 관련해 “선을 넘었다”며 “본인이 (거취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 비서관은 올해 출간한 책에서 12·3 비상계엄을 ‘민주적 폭거에 항거한 비민주적 방식의 저항’이라며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해 “국민에게 상황의 답답함과 막막함을 알리는 방식으로 계엄을 선택한 것”이라고 서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최고위원은 “통합이 무엇인가를 생각했을 때 넓은 스펙트럼을 가진 사람들을 포용할 수 있는데 내란에 대해 다르게 생각하는 것은 선을 넘은 것”이라며 “인수위가 없는 그런 정부였기 때문에 만약에 실수였다면 다시 재고할 필요도 있다”고 언급했다.

신혜연 기자 shin.hye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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