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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폭우 사망·실종 30여명…‘과하다 싶을 정도’ 대응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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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전 경기 가평군의 한 교육 시설에서 폭우로 고립돼 있던 한 학생이 119 구조대의 도움을 받아 탈출하고 있다.연합뉴스

20일 오전 경기 가평군의 한 교육 시설에서 폭우로 고립돼 있던 한 학생이 119 구조대의 도움을 받아 탈출하고 있다.연합뉴스


닷새간 이어진 폭우로 전국적으로 30여명이 숨지거나 실종되는 역대급 재해가 발생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과하다 싶을 정도’의 예방 대책을 강조한 게 무색할 정도로 피해가 크다. 국지성 집중호우는 더 이상 ‘기상 이변’이란 말이 어울리지 않는 일상적 현상이 됐다. 하지만 기존 방재 인프라가 이를 감당하지 못해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



정부 공식 집계로 20일 현재 17명이 숨지고 14명이 실종됐다. 특히 산사태가 발생한 경남 산청에서만 10명이 숨지고 4명이 실종됐다. 경기 가평에서도 주말 동안 내린 폭우로 캠핑장에서 일가족이 매몰되는 등 11명이 사망 또는 실종됐다. 경기 오산, 충남 서산·당진에서도 사망자가 나왔다. 전국적으로 2천건이 넘는 농경지 침수 피해가 접수되고, 전남 지역에선 가축 23만마리가 폐사하는 등 재산 피해도 상당하다.



정부는 지난 17일 오후부터 비상근무 수준을 2단계에서 3단계로 올리고, 호우 위기경보도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격상했다. 18일에는 이 대통령이 직접 점검회의를 주재하며 “국가의 제1책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다” “과하다 싶을 정도로 피해·사고 예방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도 피해 규모가 상당한 재해가 일어난 것이다.



이번 폭우는 7월 초 극심한 폭염으로 한반도 주변 해수면 온도가 상승해 비구름의 재료가 되는 수증기를 끊임없이 공급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금처럼 기온이 계속 상승한다면 앞으로도 자주 반복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전국 대부분의 배수·저류 시설은 이를 감당하지 못한다. 현재의 방재 인프라는 30년·50년 빈도의 강우량을 기준으로 설계됐는데, 이번 폭우는 100년에 한번 내릴까 말까 하는 엄청난 규모였다.



지난해 3월 감사원은 기후 변화 시나리오를 적용해 전국 주요 댐과 교량의 방재 기능을 점검한 결과를 발표했다. 내용은 충격적이다. 소양강댐을 비롯한 대부분의 댐과 교량이 제 기능을 못 할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기후 변화에 대한 충분한 예측 없이 사회기반시설 사업을 추진해 기후 위기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기존의 댐과 제방 중심 단일 방어 체계를 기후 위기 시대에 맞게 고쳐야 한다고 조언한다. ‘완벽한 방어’보다 재해가 발생하더라도 빨리 회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극한 기후는 이제 일상이 되다시피 했다. 이에 대비할 수 있는 방재 시스템을 서둘러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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