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연합뉴스 언론사 이미지

러시아 여름 대공세에 폭격 일상화…밤잠 빼앗긴 키이우

연합뉴스 이신영
원문보기
공습 경보 울리면 이불 챙겨 지하철 대피소로…공포가 일상 잠식
지하철역에서 쉬고있는 다리아 슬라비츠카[로이터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지하철역에서 쉬고있는 다리아 슬라비츠카
[로이터 연합뉴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이신영 기자 = 우크라이나 전쟁이 3년째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가 여름철 공세를 강화하면서 폭격에 대한 공포가 수도 키이우 시민들의 일상을 잠식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19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지난 두 달간 밤마다 키이우에 미사일 공격을 퍼부으면서 370만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고 전했다.

키이우는 러시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최전선의 다른 도시들보다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러시아가 최근 집중 공격을 퍼붓기 시작하면서 더 이상 안전을 담보하기가 어려워졌다. 키이우에 사는 다리아 슬라비츠카는 최근 일주일에 며칠씩 폭격을 피해 지하철역 대피소를 찾는다.

슬라비츠카는 밤마다 잠을 이루지 못하고 초조하게 텔레그램을 확인하다 공습경보가 울리면 요가매트와 이불을 챙겨 들고 두 살배기 아들과 함께 지하철역으로 뛰어간다.

처음에는 공습경보가 울리면 겁에 질려 복도로 나가야 한다고 소리치던 아들 에밀도 이제는 이런 일상에 익숙해진 모습이다.


지하철 선로 옆 기둥에서 웅크리고 밤을 보낸 슬라비츠카는 "예전에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이곳에 왔지만, 이제는 일주일에 두세번씩 와야 한다"고 호소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밤 지하철역을 찾은 사람들은 16만5천명으로 전달보다 두배 이상 늘었다.

키이우 군 행정 책임자인 티무르 트카츠헨코는 올해 상반기에만 키이우에서 78명이 숨지고 400명이 부상했다며 공격 규모와 치사율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이 대피소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보다 극단적인 조치를 취하는 사람들도 생겨나고 있다.

집 근처 3km 이내에 대피소가 없는 스토로즈후크는 올해 초 2천달러를 들여 강철로 만든 '캡슐 오브 라이프'라는 상자를 구입했다.

그는 밤마다 애완견과 함께 강철 상자 안으로 대피하고 있다.


3년 넘게 이어진 전쟁은 키이우 시민들의 잠을 뺏어간 것은 물론 정서적으로도 상당한 영향을 주고 있다.

가족 심리학자 카테리나 홀츠베르흐는 폭격에 따른 수면 부족이 극심한 스트레스를 일으켜 어린이와 성인 모두의 인지기능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잘츠부르크대에서 수면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안톤 쿠라포우 박사는 "길거리에 나갔다가 눈앞에서 사람이 총에 맞는 상황을 목격했다고 상상해보라"며 키이우에서는 시민들이 매일 이런 상황을 경험하고 있고 이런 스트레스가 평생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shiny@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신민아 김우빈 공양미
    신민아 김우빈 공양미
  2. 2전현무 차량 링거 논란
    전현무 차량 링거 논란
  3. 3전현무 링거 의혹
    전현무 링거 의혹
  4. 4해양수산부 북극항로
    해양수산부 북극항로
  5. 5크리스마스 케이크 만들기
    크리스마스 케이크 만들기

연합뉴스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