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맞은편 미국 상공회의소 건물에 미성년자 성착취 의혹으로 수감됐다 사망한 제프리 엡스타인과 관련된 모든 수사 파일을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메시지가 투사되고 있다. 2025.07.18 ⓒ AFP=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사망한 억만장자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과 관련한 대배심 증언을 법원 승인을 받아 공개하라는 지시를 법무부에 내렸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에서 "저는 법무부에 엡스타인 사건과 관련한 모든 대배심 증언을 법원의 승인을 조건으로 공개하도록 요청했다"라고 적었다.
이어 트럼프는 "법원이 완전하고 흔들림 없는 승인을 하더라도 요청을 한 '트러블메이커'(갈등유발자)들과 극좌파 광신도들에게는 결코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들은 항상 더, 더, 더를 요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대배심 증언 내용 공개 지시는 최근 엡스타인 사건이 미국 정가에서 다시 이슈가 되는 가운데 자신은 엡스타인과 거리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엡스타인은 2019년 7월 미성년자 성착취 혐의로 구속된 뒤 같은해 8월 구치소에서 사망했다. 검시관은 그가 목매달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결론 내렸지만, 사망 원인에 대해서는 여전히 수많은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엡스타인의 관계는 2019년 NBC뉴스가 두 사람이 1992년 파티를 즐기는 모습을 담은 영상을 공개하면서 주목받았다. 이때 트럼프는 엡스타인과 귀엣말을 주고 받는 등 친근한 모습을 보였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엡스타인의 미성년 성매매 고객 명단을 의미하는 소위 '엡스타인 파일'에 트럼프 대통령이 등장하는 게 아니냐는 추측을 하고 있다. 엡스타인이 구치소에서 사망한 것이 타살에 의한 것이라는 음모론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미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AXIOS)는 지난 7일 법무부와 FBI가 '엡스타인 파일'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는 문서를 입수해 특종 보도한 바 있다. 법무부는 2019년 8월 앱스타인 사망 당시 수감됐던 감방 출입을 감시한 폐쇄회로(CC)TV 영상도 공개했는데, 1분가량 분량이 누락돼 있었다. 이와 관련해 법무부와 미연방수사국(FBI)은 매일 시스템 리셋으로 1분 분량은 누락되는게 정상이라고 설명했지만, 실제로는 약 2분 53초 분량이 잘려 있다는 미 현지 매체 보도도 나왔다.
엡스타인 파일과 트럼프가 공개를 지시한 대배심 심문은 엄연히 다르다. 엡스타인 파일은 일종의 증거물인데 반해, 대배심 심문은 사건과 관련한 증인, 피해자, 수사관들의 법정 심문 기록이다. 그러나 대배심 심문에도 피해자 진술과 사건 관계자 증언 등이 포함돼 있어 가해자 명단과도 연결될 가능성은 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2003년 엡스타인의 50번째 생일을 축하하며 외설적인 그림을 그려 넣은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하며 의혹을 부추겼다. 이에 트럼프는 이에 '가짜 편지'라며 WSJ의 모기업인 뉴스코퍼레이션 창립자인 루퍼트 머독 등을 상대로 100억 달러(약 14조 원) 규모의 명예훼손 소송을 지난 18일 제기하는 등 논란은 확산하고 있다.
트럼프 강성 지지층인 '마가'(MAGA) 진영 내에서도 엡스타인 파일을 공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며 균열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한때 최측근이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는 트럼프와 결별한 뒤 해당 영상을 자신의 엑스(X) 계정에 게시하며 의혹을 제기한 바 있는데, 최근 다시 엡스타인 파일 의혹을 앞세워 트럼프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머스크는 전날에도 엑스에 '엡스타인이 모든 것이 사기라는 것을 깨닫기도 전에 자살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라는 글을 올리는 등 '엡스타인 파일'이 은폐됐다는 의혹도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트럼프와 엡스타인의 관계는 2004년 팜비치의 해변 별장 소유권 분쟁으로 악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분쟁에서 승리했고 이때부터 연락을 끊었다.
미국의 억만장자 금융인 제프리 엡스타인이 2017년 3월 28일(현지시간) 뉴욕주 형사사법서비스 부서 성범죄자 등록을 위해 찍은 사진. 2017.03.28. ⓒ 로이터=뉴스1 ⓒ News1 신은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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