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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구대 암각화’ 집중호우에 침수…세계유산 된 지 열흘도 안 됐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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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울주군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중심 바위면. 울산시 제공

울산 울주군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 중심 바위면. 울산시 제공


유네스코 세계유산도 집중호우를 피하지 못했다. 울산 ‘반구천의 암각화’ 중 하나인 반구대 암각화가 636일 만에 물에 잠겼다.



한국수자원공사 누리집 ‘마이워터’를 보면, 19일 오전 10시 기준 울산 울주군 사연댐 물 높이는 56.45m다. 이날 새벽 5시 물 높이가 53m를 넘어서면서 댐에서 북쪽으로 4.5㎞ 떨어진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가 물에 잠기기 시작했다.



반구대 암각화는 사연댐의 물 높이가 53m를 넘을 때부터 침수가 시작돼 57m까지 차오르면 완전히 수몰된다.



이 일대에는 지난 17일 새벽 5시께부터 19일 오전 10시까지 281㎜(울산 울주군 두서 기준)의 비가 내렸다. 지난 16일 49.36m 수준의 물 높이를 유지하던 사연댐은 한때 초당 535㎥까지 물이 들어차면서 급격히 불어났다. 초당 4~5㎥ 상당의 물을 내보내는 것만으로는 암각화 침수를 막기에는 역부족었다.



반구대 암각화가 물에 잠긴 것은 태풍 ‘카눈’이 들이닥친 2023년 10월22일 이후 636일 만이다.



울산 울주군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가 있는 사연댐 전경. 울산시 제공

울산 울주군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가 있는 사연댐 전경. 울산시 제공


1971년 발견된 반구대 암각화는 1965년 12월 대곡천 하류에 지어진 사연댐 물이 불어날 때마다 수시로 침수됐다. 2005년부터 2013년까지 암각화는 연평균 151일 동안 물에 잠겨 훼손됐다.



반구대 암각화를 보전하기 위해 2014년 8월 한국수자원공사와 국가유산청이 손을 잡으면서 사정은 다소 나아졌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사연댐 위쪽에 있는 대곡댐의 방류를 최소화하고, 사연댐 물을 수시로 빼내면서 사연댐의 물 높이를 48m 이하로 유지하려 애쓴다.



하지만 암각화는 태풍과 집중호우에 번번이 물에 잠기고 있다. 연도별 침수현황을 보면, 2014년 62일, 2016년 32일, 2018년 39일, 2019년 74일, 2020년 96일, 2021년 19일, 2022년 23일, 2023년 86일 등이다. 2015년과 2017년, 지난해는 다행히 침수되지 않았다.



한국수자원공사는 만수위가 60m인 사연댐의 여수로에 수문 3개를 설치해 물 높이를 근본적으로 낮추기로 하고, 올해 초 기본·실시설계 용역을 시작했다. 내년 4월 말 용역을 마무리하면 인허가를 거쳐 내년 하반기에 첫 삽을 뜬다는 계획이다. 공사가 마무리되면 집중호우 등으로 암각화가 물에 잠기더라도 수 시간 안에 물을 빼내 침수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한다.



다만, 울산시는 하루 약 4만9천톤, 울산 시민이 하루 평균 사용하는 물(37만톤)의 13.5%의 물을 포기해야 한다. 울산시는 하루 7만톤의 운문댐 물을 요청하고 있지만, 낙동강유역물관리위원회 의결에 얽혀 있는 대구시 취수원 문제가 표류하면서 아직 명쾌한 답을 얻지 못하고 있다.



울산 ‘반구천의 암각화’는 지난 12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주성미 기자 smoo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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