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갑질' 논란… 보좌진 처우 재조명
폭언은 예삿일, '쪼인트 까기' 폭력도 빈번
심야 업무 괴롭힘, 심기 건들면 면직 처리
"갑질 공천 심사 반영해야" 근절 대책 긴요
이재명 정부 1기 내각 후보자를 검증할 인사청문회 슈퍼위크가 18일로 사실상 마무리 됐습니다. 슈퍼위크 기간 가장 큰 논란이 됐던 건 아무래도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보좌진 갑질 의혹입니다. 강 후보자가 의원실 직원에게 쓰레기 분리수거를 시켰다거나, 자신의 집 비데를 고치라고 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사회적 약자를 돌봐야 할 여가부 장관의 처신으론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줄을 이었습니다.
강 후보자가 쏘아 올렸지만, 사실 국회의원의 보좌진 갑질 논란은 여의도에서 '암암리에', '공공연하게' 지속돼온 문제입니다. 본인이 상사로 모시는 의원 갑질을 폭로할 경우, 향후 국회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어지는 직업 특성상 공개적으로 문제 제기에 나서는 걸 꺼려했을 뿐이죠. 역대 국회를 거슬러 올라가면, 여야를 막론하고 기상천외한 일들이 많습니다. 제보자를 특정하기 힘든, 현직이 아닌 전직 의원들의 천태만상 갑질 사례를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그야말로 기가 막힌 갑질들이 즐비하니 심호흡을 한번 크게 하고 읽어내려가시죠.
보좌진을 상대로 한 갑질은 크게 업무와 관련해서 폭언·폭행 등 '직장 내 괴롭힘'을 한다거나, 업무와 관련 없는 사적인 지시를 시키는 것으로 분류해 볼 수 있습니다. 모든 의원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직장 내 괴롭힘'은 비교적 흔한 케이스입니다. 다른 의원에 비해 언론 보도량이 적다거나, 의전을 잘못했다거나 등 다양한 이유로 고성을 동반한 폭언이 이어지기 일쑤입니다. 한 보좌진은 "21대 국회 때 폭언으로 유명한 의원실이 바로 옆방이었는데, 시도 때도 없이 큰소리가 들려와 크게 놀라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습니다. '공포의 히스테리'는 단순히 말폭탄에 그치지 않고 물리적 폭력까지 동반합니다. 의원이 보좌진 정강이를 발로 걷어차는 이른바 '쪼인트를 깠다'는 흉흉한 소문은 최근에도 퍼진 적이 있었죠.
폭언은 예삿일, '쪼인트 까기' 폭력도 빈번
심야 업무 괴롭힘, 심기 건들면 면직 처리
"갑질 공천 심사 반영해야" 근절 대책 긴요
편집자주
여의'도'와 용'산'의 '공'복들이 '원'래 이래? 한국 정치의 중심인 국회와 대통령실에서 벌어지는 주요 이슈의 뒷얘기를 쉽게 풀어드립니다.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1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여성가족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정부 1기 내각 후보자를 검증할 인사청문회 슈퍼위크가 18일로 사실상 마무리 됐습니다. 슈퍼위크 기간 가장 큰 논란이 됐던 건 아무래도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보좌진 갑질 의혹입니다. 강 후보자가 의원실 직원에게 쓰레기 분리수거를 시켰다거나, 자신의 집 비데를 고치라고 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사회적 약자를 돌봐야 할 여가부 장관의 처신으론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줄을 이었습니다.
강 후보자가 쏘아 올렸지만, 사실 국회의원의 보좌진 갑질 논란은 여의도에서 '암암리에', '공공연하게' 지속돼온 문제입니다. 본인이 상사로 모시는 의원 갑질을 폭로할 경우, 향후 국회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힘들어지는 직업 특성상 공개적으로 문제 제기에 나서는 걸 꺼려했을 뿐이죠. 역대 국회를 거슬러 올라가면, 여야를 막론하고 기상천외한 일들이 많습니다. 제보자를 특정하기 힘든, 현직이 아닌 전직 의원들의 천태만상 갑질 사례를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그야말로 기가 막힌 갑질들이 즐비하니 심호흡을 한번 크게 하고 읽어내려가시죠.
①폭언은 예사, '쪼인트 까는' 폭력까지 불사
보좌진을 상대로 한 갑질은 크게 업무와 관련해서 폭언·폭행 등 '직장 내 괴롭힘'을 한다거나, 업무와 관련 없는 사적인 지시를 시키는 것으로 분류해 볼 수 있습니다. 모든 의원실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직장 내 괴롭힘'은 비교적 흔한 케이스입니다. 다른 의원에 비해 언론 보도량이 적다거나, 의전을 잘못했다거나 등 다양한 이유로 고성을 동반한 폭언이 이어지기 일쑤입니다. 한 보좌진은 "21대 국회 때 폭언으로 유명한 의원실이 바로 옆방이었는데, 시도 때도 없이 큰소리가 들려와 크게 놀라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습니다. '공포의 히스테리'는 단순히 말폭탄에 그치지 않고 물리적 폭력까지 동반합니다. 의원이 보좌진 정강이를 발로 걷어차는 이른바 '쪼인트를 깠다'는 흉흉한 소문은 최근에도 퍼진 적이 있었죠.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
②퇴근 후, 심야까지 이어진 '빨간펜 보정 고문'
검사 출신인 A의원, 현역 의원 시절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는 사진 하나에도 집착하는 스타일이었는데요. 보정 주문이 끊이질 않았습니다. 그런데 A의원은 다소 아날로그적인 사람이었습니다. 보좌진이 사진을 출력해오면, 빨간색 펜으로 동그라미를 쳐서 수정 지시를 내리는 식입니다. 문제는 이 지시가 시도 때도 없었다는 점입니다. 심야 시간대에 사진 한 장을 올리겠다고 보좌진에게 사진을 출력해 자신의 집으로 가져오라고 한 뒤, 보정을 시켰다고 합니다. 당연히 이런 지시는 한두 차례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수차례의 출력과 보정을 거친 뒤에야 컨펌이 떨어졌는데요. 한밤중에서야 집으로 가는 일이 부지기수였다고 합니다.
③국회 50바퀴 뺑뺑이 돌며 욕설 퍼레이드
의원회관은 의원실이 밀집한 곳이기 때문에 입소문이 금세 퍼집니다. 소문이 퍼지는 걸 피하기 위한 기상천외한 방식도 있습니다. 평소 온화한 얼굴로 유명한 B의원은 행사 때 자신의 자리가 어디인지 등 '의전'에 집착하는 스타일이었는데요. 하루는 보좌진이 이른바 '상석'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자존심이 상한 의원은 국회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이 보좌진에게 욕설을 동반해 야단을 쳤다고 합니다. 국회에 도착한 뒤 한시름 덜었다고 생각한 이 보좌진, 착각이었습니다. B의원은 분이 안 풀렸는지 수행비서에게 국회 경내를 운전하도록 한 뒤 이 보좌진에게 욕설은 이어갔습니다. 분풀이는 국회 경내를 50바퀴 가까이 돈 뒤에야 멎었습니다.
④정수기 없앤 자린고비 의원실, 옆방에서 물 보급
보좌진을 '박하게' 대하는 의원들은 대개 대우도 박하게 합니다. '보좌진 갑질'로 유명했던 한 C의원의 회관 사무실은 정수기가 없는 걸로 유명했습니다. 회관 사무실 운영비가 따로 지급되지만, 이를 아끼려고 정수기를 들이지 않은 겁니다. C의원실 보좌진은 손님이 찾아와 차를 대접해야 할 경우 옆방에서 물을 길어와야 했다고 합니다. 보통 이런 의원실은 보좌진 교체도 잦습니다.
⑤파리 목숨 보좌진, 심기 거슬리면 바로 면직 처리도
흔히 보좌진을 파리 목숨이라고 하는데요. 2021년엔 일 잘하기로 소문난 한 보좌관이 유력 주자의 대선 캠프로 영입이 됐다는 '지라시'가 돌았는데, D의원이 바로 면직을 해버린 일화도 있습니다. 새로운 도전을 응원해주고 주변을 정리할 시간을 주는 여의도 문법과 어긋난 행태였습니다. 이 보좌관은 "면직이 되면 회관 출입이 안 되니, 짐을 정리할 수 있게 하루만 유예해달라"고 요청했지만, D의원은 칼같이 잘라버렸다고 합니다. 이 보좌관은 한밤중에 차를 가져와 짐을 정리했다고 합니다. 실업급여조차 받지 못한 게 한 건 덤입니다. 22대 총선에서 어렵사리 당선된 E의원은 총선이 끝나자마자 선거운동을 함께한 식구들을 대거 면직하고 새로운 보좌진으로 충원하기도 했습니다.
국회 본청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
⑥보좌관이 집사? 대리 쇼핑에 '집밥 대령'까지
의원의 개인적인 일을 시키는 경우도 흔합니다. 수행비서에게 자녀의 등하교를 떠넘긴다거나, 자녀의 밥을 차려주고 오라고 지시하는 식입니다. 별별 일을 다 시키다보니 황당한 일이 정말 많은데요, 옷을 좋아하는 F의원은 보좌진에게 대리 쇼핑을 시킨다고 합니다. 비서관에게 카드와 함께 여의도 인근의 백화점으로 가게 한 뒤 사진을 찍도록 합니다. 맘에 드는 옷이 있으면 그 옷을 사오라고 하는데, 사이즈가 맞지 않다거나 실물과 사진이 다를 경우 불같이 화를 내며 환불을 해오라고 한답니다.
과거엔 보좌진에게 아침밥을 짓게 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G의원은 아침밥을 꼭 먹어야 하는 사람인데, 식당 등에서 사먹는 건 내켜하지 않고 꼭 '집밥'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회관 사무실에 밥솥 등 요리도구를 구비한 뒤 보좌진이 새벽같이 출근해 밥을 지었다는데요. 당시를 기억하는 한 보좌관은 "아침마다 그 의원실 주변에 밥 짓는 냄새가 가득했다"고 회고했습니다. SNS에서 '먹방'을 올리기도 했던 H의원은 보좌진과 '겸상'하는 건 절대 허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H의원의 '먹방' 사진엔 늘 1인분만 가지런히 놓여 있습니다. 당연히 사진을 찍어주는 건 보좌진일 텐데요.
상황이 이렇다보니 제도적 보완이 요구됩니다. 보좌진협의회 차원에서 의원들의 기상천외한 갑질을 기록해 공천 심사 때 반영하는 방안도 그중 하나입니다. 과거 국민의힘 보좌진협의회에서 '갑질 아카이빙'을 추진했었는데요. 이 기록들이 향후 공천 심사 등에 쓰일 경우, 의원들의 갑질이 근절될 수 있지 않겠냐는 취지입니다. 당시 논의에 참여했던 한 보좌관은 "단순히 우리 처우가 어렵다고 국민께 도와달라고 하는 차원이 아니다"며 "기본적인 소양이나 인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이 국민의 대표가 돼선 안 된다는 취지"라고 설명했습니다.
보좌진은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지원하고 보좌하는 직무를 부여받은 국회 공무원입니다. 공적 업무를 벗어난 사적 지시를 수행해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무엇보다 보좌진은 직원이기 이전에 국민입니다. 선거 때마다 국민을 섬기겠다고 머리를 숙이는 그 마음가짐을 헤아려본다면 이 같은 갑질 행태가 나올 수 있을까요. 안타까운 건, 지금 이 글을 보면서도 "빙산의 일각"이라고 말하는 보좌진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여의도 의원님들의 갑질 근절을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이 긴요해보입니다.
김도형 기자 nam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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