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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 안 뽑으면 퇴학”···대만 명문대 교수의 ‘채혈 갑질’, 무슨 일?

서울경제 임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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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한 국립 명문대 교수가 학생들에게 자신의 연구를 위해 반복적인 채혈을 요구한 사실이 드러났다. 학생들이 채혈에 응하지 않으면 졸업 필수 학점을 줄이겠다고 협박한 사실까지 밝혀져 ‘교수 갑질’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대만 중톈신문망 등에 따르면 타이베이 국립대만사범대학은 전날 성명을 내고 해당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또 해당 교수의 연구를 중단시키고 징계 조치에 대해 재검토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사건은 지난해 11월 대만의 한 입법위원(국회의원)이 학생들의 제보를 받아 공론화하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문제의 교수는 대만사범대 스포츠학과 소속의 저우 모 교수로 여자 축구 국가대표 출신이며 현재는 여자 축구부 감독직도 맡고 있다.

교수는 학생들에게 “14일간 하루 3번 채혈, 매일 새벽 5시 기상”이라는 일정을 지시했고 이를 어기면 학점을 깎고 졸업을 막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학생들에게는 학점 감점은 물론, 졸업 불가 또는 퇴학까지 운운하며 압박을 가했다. 특히 채혈 과정에서 의료인이 아닌 사람들을 동원했고 학생들에게 지급돼야 할 연구보조비는 축구부 운영자금으로 전용한 정황도 포착됐다.

교육부는 사건 직후 자체 조사를 진행했고 저우 모 교수에게 감독직 해임과 2년간 교수 자격 정지 처분을 통보했다. 그러나 대학 측은 단지 ‘임금 동결’과 ‘1년간 강의 금지’라는 솜방망이 징계만 내린 채 저우 교수의 감독직 유지도 허용했다.


이에 분노한 피해 학생들은 이달 15일 기자회견을 열고 “6개월이 지나도록 교수는 사과 한 마디 없었다”며 울분을 토했다. 한 학생은 “팔에 주사바늘이 꽂힐 때마다 눈물이 났다”고 증언했으며 또 다른 학생은 “아버지가 조사 결과를 본 뒤 ‘아빠가 힘이 없어서 미안하다’고 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논란이 거세지자 학교 측은 “저우 교수가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있다고 판단해 가벼운 징계를 내렸다”면서도 “교육부가 이의를 제기할 경우 징계를 다시 심의하겠다”고 밝혔다.



임혜린 기자 hihilin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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