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한국일보 언론사 이미지

엡스타인 늪에 빠진 트럼프... "외설적 편지 보냈다" 보도까지

한국일보
원문보기
여성 나체 그림·트럼프 서명 있어
트럼프 "명백한 가짜뉴스" 반박
엡스타인 사건 자료는 추가 공개키로


'엡스타인 성 접대 리스트'가 없다는 미국 정부 발표에 성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불에 태우는 영상을 잇따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고 있다. 사진은 그중 한 지지자가 모자 3개를 한꺼번에 불태우며 찍어 올린 영상. 엑스(X) 캡처

'엡스타인 성 접대 리스트'가 없다는 미국 정부 발표에 성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지지자들이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자를 불에 태우는 영상을 잇따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리고 있다. 사진은 그중 한 지지자가 모자 3개를 한꺼번에 불태우며 찍어 올린 영상. 엑스(X) 캡처


억만장자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과 관련한 음모론이 연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목을 잡는 가운데,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과거 엡스타인에게 외설적 편지를 보냈다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가짜뉴스라며 해당 보도를 전면 부인했지만, 엡스타인 관련 자료 공개를 요구하는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지지층들의 성화에 추가 자료 공개를 지시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2003년 엡스타인의 50번째 생일을 기념해 외설적 내용이 담긴 축하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엡스타인의 연인 길레인 맥스웰이 당시 엡스타인의 생일 축하 앨범을 만들기 위해 지인들로부터 편지를 모았는데, 대부분 성적 내용을 담고 있었고 트럼프 대통령 편지도 그중 하나였다는 것이다. WSJ는 "편지에는 여성의 나체 그림이 있고,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이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WSJ가 가짜뉴스를 퍼뜨렸고, 법적 대응을 취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편지의 내용은 내가 쓰는 말투가 아니고, 나는 그림 같은 건 그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제프리 버먼 뉴욕 남부지검장이 2019년 7월 뉴욕에서 열린 브리핑 중 제프리 엡스타인의 사진을 가리키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제프리 버먼 뉴욕 남부지검장이 2019년 7월 뉴욕에서 열린 브리핑 중 제프리 엡스타인의 사진을 가리키고 있다. 뉴욕=AFP 연합뉴스


2019년 미성년자 성착취 혐의로 구속된 억만장자 엡스타인은 재판을 받던 중 감옥에서 사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이 구속됐을 당시 "과거 친분이 있었지만, 15년간 그와 연락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엡스타인은 자살한 것으로 결론 났지만 이후 미국에선 그가 살해됐다는 음모론이 퍼졌다. 엡스타인이 정·재계 인사들에게 성 접대를 한 뒤 이를 기록한 '엡스타인 리스트'를 가지고 있었으며, 자신의 성범죄가 드러날까 염려한 리스트 속 거물이 그를 청부 살해했다는 것이 음모론의 내용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기반인 마가 세력이 이 음모론을 지지했다.

하지만 최근 미국 법무부가 엡스타인 리스트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발표하면서 마가 세력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엡스타인 리스트를 공개하라고 요구하며, 조사를 총괄한 팸 본디 법무장관을 비난했다. 일부 지지자들은 마가 문구가 적힌 모자를 불태우고, 이를 촬영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업로드하고 있다.


1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던 중 한 참가자가 엡스타인 리스트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힌 팸 본디 법무장관을 비판하는 팻말을 치켜들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1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던 중 한 참가자가 엡스타인 리스트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힌 팸 본디 법무장관을 비판하는 팻말을 치켜들고 있다. 로스앤젤레스=AFP 연합뉴스


한때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누가 대통령을 믿을 수 있겠냐"고 조롱했다. 머스크는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과 온라인에서 설전을 벌이던 중 "엡스타인 리스트에 트럼프 대통령이 포함돼 있다"고 주장했다.

엡스타인 사건을 담당했던 모린 코미 검사가 전날 갑자기 해임된 점도 트럼프 행정부가 무언가 숨기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에 불씨를 지폈다. 코미 검사는 17일 동료들에게 보낸 고별 이메일에서 "법무부 본부로부터 면직 통보가 왔고 그 이유는 적시돼 있지 않았다"며 "올바른 일을 올바른 방식으로, 올바른 이유로, 보복의 두려움이 없이, 힘 있는 사람에 대한 편애 없이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본디 법무장관에게 "엡스타인 사건의 대배심 증언 내용 중 의미 있는 것은 법원 승인을 받아 전부 공개하라"고 지시했다. 영국 BBC방송은 "충성 지지층의 압박이 심해지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박지영 기자 jypark@hankookilbo.com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쿠팡 수사 외압 의혹
    쿠팡 수사 외압 의혹
  2. 2전재수 시계 의혹
    전재수 시계 의혹
  3. 3트럼프 황금열쇠 선물
    트럼프 황금열쇠 선물
  4. 4한화 오웬 화이트 영입
    한화 오웬 화이트 영입
  5. 5SBS 연예대상 후보
    SBS 연예대상 후보

한국일보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