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옹벽 사고' 오산시장에 "신고에도 도로 통제 안 한 경위 뭐냐" : zum 뉴스

李, 부산 일정 취소하고 폭우 점검 회의
오산시장에 옹벽 붕괴 원인 꼼꼼히 물어
"과하다 싶을 정도 피해·사고 예방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집중호우 대처상황 점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18일 전국에서 폭우 피해가 이어지자 당초 예정된 부산 타운홀 미팅 일정을 취소하고 피해 상황 점검에 집중했다. 특히 '인재(人災)'가 의심되는 오산 옹벽 붕괴 사망사고에 대해 이권재 오산시장에게 "주민의 신고가 있었음에도 도로를 전면 통제하지 않은 경위가 무엇이냐"고 캐물었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대한 정부의 역할을 강조해 온 기조에 따라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책임을 강하게 추궁한 것이다.

李, 부산 일정 취소하고 폭우 점검

이 대통령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상황실 서울상황센터에서 집중호우 대처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는 행정안전부, 환경부, 경찰청, 소방청, 기상청 등 정부 부처를 비롯해 폭우 피해가 발생한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대면 또는 화상으로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국가의 제1의 책무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이라며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피해 예방과 사고 예방을 위해서 필요한 자원을 충분히 배치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행안부를 중심으로 전 부처와 기관들이 쓸 수 있는 모든 자원과 행정력을 총동원해야 할 것 같다"며 피해 복구 대책, 재난 취약 지역을 중심으로 한 대비 조치 등을 주문했다.

특히 지자체의 관리부실 등에 따른 인재에 대해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단호한 어조로 "일부에서 (피해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대응을 잘못해서 인명 피해가 발생한 사례들이 보인다"며 "다시는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비공개 회의에서 전날 오산에서 발생한 고가도로의 10m 높이 옹벽이 무너지며 승용차를 덮쳐 50대 남성 1명이 사망한 사고에 대해 원인을 꼼꼼하게 따졌다. 이권재 오산시장에게 "사고가 발생한 상부 도로에는 교통 통제가 있었지만, 막상 옹벽 밑 도로에는 왜 통제가 없었느냐" 등을 질문했다고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전했다. 강 대변인은 이에 대해 "질책은 아니고 사고의 경위를 파악하는 차원의 질문이었다"면서도 "나중에 인과관계가 밝혀져 누군가의 잘못으로 인해 안타까운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면 분명히 처벌은 있을 것이라는 메시지가 강하게 나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관기사

• 40대 목숨 앗아간 '오산 옹벽 붕괴', 국토부 원인 조사 착수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71815110003088)

• 오산 옹벽 붕괴로 40대 남성 사망…포트홀 복구 작업에 우회하다 매몰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71620490003419)

• 오산 옹벽 붕괴 하루 전, "빗물 침투시 붕괴 우려" 주민 신고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71622540005162)

• 오산시, 붕괴 옹벽 전조 경고 무시... 40대 운전자 참사로
(www.hankookilbo.com/News/Read/A2025071715170002082)

김민석 국무총리도 이날 일정을 전면 취소한 채 폭우 대응에 집중했다. 당초 세종 국회의사당 부지를 점검하고 세종시 지원위원회를 주재할 계획이었지만, 정부서울청사에서 폭우 대응 상황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국무총리실은 밝혔다.

국민의힘 "감자전이 목에 넘어가나"

반면 야당에서는 전날 이 대통령이 제헌절을 맞아 우원식 국회의장, 김민석 국무총리를 관저로 초청해 만찬을 했던 점을 문제 삼았다. 인명 사고가 발생한 폭우 상황에 부적절한 자리라는 취지에서다.

최수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4명이 목숨을 잃고 5천여 명의 국민이 대피하는 비상상황 속에서 이 대통령은 총리와 국회의장과 감자전 만찬을 나누며 파안대소를 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을 향해선 "감자전이 목에 넘어가십니까"라면서 "물류센터 화재 당시 한가하게 떡볶이 먹방을 했던 모습 그대로"라고 쏘아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