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6 월드컵, 한중일 공동 개최 되나

성사시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44년 만
대한축구협회 "아직 논의된 바 없다"

홍명보(오른쪽)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과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15일 경기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최종전 경기에서 포옹하고 있다. 이날 한국은 일본에 0-1로 패했다. 박시몬 기자

2046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유치에 나서는 일본축구협회(JFA)가 한중일 등 아시아 국가들과 공동 개최를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공동 개최가 현실화될 경우,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44년 만에 한국에서 월드컵 경기를 볼 수 있게 된다.

일본 스포츠매체 '스포츠 호치'는 18일 "일본축구협회가 2046 월드컵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며 "미야모토 협회장 역시 44년 만의 월드컵 안방 개최를 위한 물밑 작업이 시작됐음을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은 2005년 'JFA 2005 선언'을 통해 "2050년 전까지 일본에서 월드컵을 다시 열고 안방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2046 월드컵 개최는 이 계획의 일환이다. 현재 남자 월드컵은 2034 사우디 대회까지 유치가 확정돼 있다. 2038년이나 2042년 대회는 FIFA의 대륙별 순환 정책에 따라 다른 대륙에서 열릴 가능성이 커 일본이 대회를 유치하려면 2046년 대회가 가장 유력하다.

일본은 단독 개최보단 공동 개최에 무게를 싣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 호치는 "최근 월드컵은 비슷한 지역의 여러 나라가 함께 힘을 모으는 추세"라며 "일본축구협회는 일본의 계획에 동참하는 다른 아시아 나라들과 함께 손을 잡는 것도 고려하고 있고, 이를 위해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남아시아연맹(ASEAN)과도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2026 북중미 월드컵은 미국, 캐나다, 멕시코 3개국이 힘을 합쳐 공동 개최하고, 2030 월드컵은 스페인, 포르투갈, 모로코에서 열린다.

한중일 등 공동 개최가 현실화할 경우, 한국은 2002 한일 월드컵 공동 개최 후 44년 만에 월드컵을 치르게 된다. 아시아에서 월드컵을 개최한 나라는 한일 양국과 카타르(2022)뿐인데, 이 중 월드컵을 두 번 개최한 나라는 없다.

다만 대한축구협회는 2046 월드컵 관련해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2046 월드컵 유치는 물론이고, 공동 개최에 대해서도 일본과 물밑 작업 혹은 사전 논의 등은 없었다"며 "(일본축구협회에서) 제안이 오면 검토해 볼 수는 있겠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뭔가를 하고 있다고 말하긴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진주 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