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예약에 문서 작성도 척척"...오픈AI '챗GPT 에이전트' 출시에 카카오 웃는 이유는

[배수현 기자]

오픈AI가 새로운 인공지능(AI) 에이전트 '챗GPT 에이전트'를 출시했다. 웹 사이트를 탐색해 정보를 제공하는 오픈AI의 '오퍼레이터'와 심층 문서 분석·제작이 가능한 '딥 리서치'를 결합한 AI에이전트로, 한층 더 다양하고 고차원의 요청을 수행할 수 있다. 국내 챗GPT 이용자가 많은 가운데 오픈AI의 이러한 기술력은 '한국형 AI에이전트' 개발 협업을 진행 중인 카카오에게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업무부터 일상까지 알아서 척척...한층 더 진화한 'AI 개인비서'

17일(현지시간) 오픈AI는 챗GPT에 새로운 에이전트 서비스인 '챗GPT 에이전트'를 선보였다고 밝혔다. 챗GPT 프로와 플러스, 팀 등 유료 사용자를 대상으로 출시됐다. 에이전트를 활용하려면 챗GPT 도구 드롭다운 메뉴에서 '에이전트 모드'를 선택하면 된다.

사용자를 대신해 다양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챗GPT 에이전트는 웹사이트를 탐색할 수 있는 '오퍼레이터'의 능력과 심층 리서치에서 강력한 성능을 보이는 '딥 리서치'를 결합한 서비스다. 이와 함께 챗GPT의 대화 스킬도 추가해 통합된 에이전틱 시스템으로 구성했다.

오픈AI는 "오퍼레이터는 심층 분석을 하거나 상세한 보고서를 작성하지는 못했고, 딥 리서치의 경우 결과를 좁히기 위해 웹사이트와 상호작용하거나 사용자 인증이 필요한 콘텐츠에 접근하는 것은 불가능했다"며 "두 도구의 보완적인 강점을 결합하고 챗GPT에 추가 도구를 도입하면서 하나의 모델에서 완전히 새로운 기능을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오픈AI의 새로운 AI 에이전트는 업무와 일상 모두에서 효율적으로 적용 가능하다. 업무 과정에서 필요한 프레젠테이션은 스크린샷이나 대시보드를 기반으로 제작해주며 미팅 일정 조정과 계획·예약 변경 등도 할 수 있다. 또 스프레드시트를 새로운 재무 데이터로 재구성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 외에 식당 예약과 여행 일정 조정, 전문가 상담 예약 등 이용자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능을 제공해 편의성을 높였다.

가령, 챗GPT에이전트에 "내 달력을 보고 최근 뉴스를 바탕으로 다가오는 클라이언트 미팅에 대해 요약해줘"라고 요청하면 챗GPT가 이용자의 일정에 기반해 웹사이트를 탐색하고, 날짜를 선택하는 등 결과를 요약해 슬라이드쇼 또는 스프레드시트처럼 제공한다.

오픈AI 기술력에 카카오 '방긋'

오픈AI는 국내외 AI 시장의 선두주자다. 다국적 정보분석업체 비주얼캐피탈리스트에 따르면 챗GPT 사이트 방문수는 지난 1월 한 달동안 47억회를 기록해 AI 도구 시장에서 1위를 차지했다. 2위인 캔바(Canva)가 같은 기간 8억8700만회인 것과 비교해 압도적인 트래픽을 기록한 셈이다. 챗GPT는 국내에서도 가장 많이 이용하는 AI 툴이기도 하다. 앱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는 지난달 AI 부문에서 챗GPT 월간활성이용자수(MAU)가 1038만8513명으로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챗GPT 서비스가 전세계적으로 AI 대중화를 이끌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 선보인 챗GPT 에이전트는 일반 사용자들도 AI 에이전트에 친숙하게 다가갈 수 있는 진입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더 나아가 오픈AI와 협업을 통해 하반기 선보일 카카오 AI에이전트 역시 당초 예상보다 더 고도화된 성능을 선보일 가능성이 높아질 걸로도 기대된다. AI 에이전트가 단순 반복 작업 뿐만 아니라 자연스러운 의사소통을 통해 보다 복잡한 요청에도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오픈AI와 공식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한 카카오는 오픈AI의 거대언어모델(LLM) 기술을 바탕으로 식당 및 택시 예약, 결제 등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한국형 AI 에이전트'를 출시한다. 정신아 대표는 최근 포브스 인터뷰에서 오는 11월 오픈AI와 협업한 AI 에이전트를 출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AI 기업으로서 카카오의 진화를 가속화하고 2년 안에 두 자릿수 매출 성장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 중이라고도 언급했다.

카카오의 AI에이전트는 앱 체류 시간을 늘리고 카카오 내 애플리케이션 생태계를 연결해 광고와 커머스, 콘텐츠 등 사업별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텐센트가 '위챗'에 AI 비서 '위엔바오'를 출시하며 그 효과를 입증하기도 했다. 텐센트는 딥시크와 함께 위챗에 AI 비서를 도입하면서 광고 등이 성장하며 트래픽 반등 효과를 경험했다. 이로 미루어 보아 카카오톡 내 오픈AI 서비스 도입도 사업적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오픈AI와 협업 하에 준비 중인 카카오 AI 에이전트의 경우 페이와 모빌리티, 선물하기, 음악 등 내부 생태계뿐 아니라 향후 예약과 커머스, 배달 등 외부 생태계에 대한 펑션 콜(function call) 기능을 탑재할 경우 일반 소비자(B2C) 영역에서 실질적인 사업 영역의 확장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배수현 기자 hyeon2378@techm.kr

<저작권자 Copyright ⓒ 테크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