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학대·방치 부부 체포… 아이들 보호 조치
법인 세워 대리모로 출산… FBI 공조·수사 확대
인신매매 의혹에는 "대가족을 원했을 뿐" 부인
미국에서 다수의 대리모를 통해 아이 20여 명을 출산한 뒤 방치·학대한 중국계 미국인 부부가 경찰에 체포됐다. 이 부부는 "대가족을 원했을 뿐"이라는 입장이지만, 현지 언론들은 기이한 가족 형태와 지나치게 호화로운 저택 등을 거론하며 '인신매매를 위해 대리모를 고용해 출산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 아카디아에 거주하는 실비아 장(38)·구오준 쉬안(65) 부부가 아동 학대 및 방치 혐의로 체포됐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과 아카디아 경찰 등에 따르면 두 사람은 대리모 등을 통해 태어난 생후 2개월~13세의 아이 21명을 양육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이 대부분은 1~3세였다.
이들 부부의 '수상한 행각'은 2개월 아기의 머리 부상을 확인한 의사가 '아동학대 의심'을 신고하면서 들통났다. 쉬안 부부의 저택으로 출동한 경찰은 이곳에서 아동 15명을 발견해 즉각 보호기관에 인계했다. 이들이 가족 또는 친구에게 맡긴 또 다른 어린이 6명도 추가로 확인했다.
법인 세워 대리모로 출산… FBI 공조·수사 확대
인신매매 의혹에는 "대가족을 원했을 뿐" 부인
미국에서 아동학대 등 혐의로 경찰에 체포된 중국계 미국인 구오준 쉬안(왼쪽 사진부터), 실비아 장, 춘메이 리. 아카디아 경찰 제공 |
미국에서 다수의 대리모를 통해 아이 20여 명을 출산한 뒤 방치·학대한 중국계 미국인 부부가 경찰에 체포됐다. 이 부부는 "대가족을 원했을 뿐"이라는 입장이지만, 현지 언론들은 기이한 가족 형태와 지나치게 호화로운 저택 등을 거론하며 '인신매매를 위해 대리모를 고용해 출산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로스앤젤레스 아카디아에 거주하는 실비아 장(38)·구오준 쉬안(65) 부부가 아동 학대 및 방치 혐의로 체포됐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과 아카디아 경찰 등에 따르면 두 사람은 대리모 등을 통해 태어난 생후 2개월~13세의 아이 21명을 양육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이 대부분은 1~3세였다.
이들 부부의 '수상한 행각'은 2개월 아기의 머리 부상을 확인한 의사가 '아동학대 의심'을 신고하면서 들통났다. 쉬안 부부의 저택으로 출동한 경찰은 이곳에서 아동 15명을 발견해 즉각 보호기관에 인계했다. 이들이 가족 또는 친구에게 맡긴 또 다른 어린이 6명도 추가로 확인했다.
경찰, 도주한 보모도 추적 중
경찰 조사 결과, 머리를 다친 2개월 아기에 대한 직접적 학대는 보모 춘메이 리(56)의 소행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쉬안 부부 역시 아기를 이틀 후에야 병원에 데려가는 등 아동 학대를 방치한 혐의가 있다는 게 경찰 판단이다. 경찰 관계자는 "(부부의) 자택 폐쇄회로(CC)TV를 확인한 결과, 언어적·신체적 훈육의 정도가 너무 심해서 가정 내 아동 학대가 일어나고 있다는 생각을 뒷받침해 줬다"고 말했다.
경찰은 도주한 보모에 대해서도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추적 중이다. 아울러 쉬안 부부의 과도한 대리모 고용과 양육 행위에 위법적 요소가 없는지 등을 따져보기 위해 미 연방수사국(FBI)과 공조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아동학대 혐의를 받는 중국계 미국인 실비아 장·구오준 쉬안 부부의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소재 아카디아 저택 전경. 로스앤젤레스=AP 연합뉴스 |
쉬안 부부는 자택 주소로 '마크 대리모 투자 LLC'라는 법인을 등록해 놓은 뒤, 자신들은 이 법인을 통해 대리모를 찾는 의뢰자일 뿐인 것처럼 대리모에게 접근했다. 두 사람에게 고용된 대리모 중 한 명인 카일라 엘리엇은 미 NBC방송 인터뷰에서 "법인을 통해 (쉬안) 부부를 소개받았는데, '자녀가 한 명 있고 더 많은 자녀를 원하지만 난임 치료가 10차례 실패했다'고 들었다"며 "이런 학대와 방치가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또 "실비아 장이 병원에 몇 시간이나 늦게 오고, 출산 이후에도 아기를 거의 보지 않아 이상했다"고 대리 임신 당시의 기억을 설명했다.
"인신매매 냄새 짙다" 의심 이어져
쉬안 부부는 경찰 조사에서 "대가족을 원했을 뿐"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역 사회에서는 '인신매매가 목적이었을 수 있다'는 의심이 이어지고 있다. 대리모를 통해 과도하게 많은 자녀를 낳은 데다, 페이퍼컴퍼니라 할 수 있는 법인까지 설립해 대리모들을 속였기 때문이다.
특히 호화 저택도 예사롭지 않은 대목이다. 쉬안 부부가 사는 집은 침실 9개를 갖춘 929㎡(약 281평) 규모의 저택으로, 시세는 400만 달러(약 55억6,280만 원)에 달한다. 한 외신은 "인신매매가 이뤄진 '아기 공장'과 같은 모습"이라고 표현했다. 칼리 펠 미국 생명윤리문화센터 소장은 "대리모를 통해 이렇게 많은 아이를 집에 두는 의도가 무엇이겠느냐"며 "인신매매의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최동순 기자 dosool@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