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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가려면? [오각진의 숲길에서 만난 생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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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각진 산림치유지도사]
가까운 친구가 절친인 대학 친구들 셋이서 동해로 3박4일 놀러 간다고 했습니다. 마침 셋 중 다른 인연으로 한 친구와도 막역하게 지내니 한 친구만 모르는 상태였습니다. 이들 모임에서 내 얘기가 많이 나왔고, 공교롭게 그중 나도 아는 한 친구 자녀의 결혼예식에서 내가 모르는 친구를 드디어 만났습니다. 그 자리서 합석해 인사를 나누었고, 이들이 놀러 가는데 나도 하루 저녁 동행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며칠 전 퇴근하고 차를 몰아 동해로 넘어갔습니다. 당시 서울 등 수도권은 낮 기온이 35도가 넘고, 밤에도 열대야가 지속되고 있었습니다. 그랬는데 대관령을 넘어 강릉 거쳐 동해를 가니 밤 기온이 21도까지 떨어져 선선했습니다. 친구들과 방에서, 또 해변을 걸으면서 모처럼 두런두런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아침에 차를 몰아 출근했습니다. 갈 때와는 반대로 아침 기온이 동해는 20도가 찍혔는데 대관령을 넘으니 더워지기 시작해 여주에 오니 29도였습니다. 시원한 데 있는 친구들에게 간밤 고마웠다는 인사와 잘 왔다는 문자를 보내며, 마치 한국서 태국에 입국한 느낌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대관령 하나를 경계로 나라(?)가 달라지는 게 놀랍고도 신기했습니다.

출근해서 더위로 사람이 거의 없는 수목원을 한가하게 걷는데, 조금은 엉뚱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내게 시간적 여유가 생겨 어제 함께 한 친구들과 사일을 같이 했다면 어떠했을까? 주변에 친구들 얘기를 들어보면 지금 우리 나이에 사람을 새로 사귀는 것은 고사하고, 있던 사람들과도 점차 관계 다이어트를 해야 할 시기라 말하는데... 그 친구들과 함께 했다면 나이에 따라 고착된 성격이 보이고, 그게 갈등 요인이 되거나 아님 체면에 먼저 올 수는 없으니 같이 있으며 지루해하지는 않았을까? 물론 지레 걱정이지만 말이죠.


어떨까요? 내 경우 과거 혼자서 여행을 많이 한 편입니다. 그게 많이 편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은 부부 동반으로 또 가끔씩 짧게 혼자 여행도 합니다만, 집에서든, 여행이든 혼자서 시간을 즐기는 편입니다. 그러다 보니 여러 친구들과 함께 하는 게 익숙하지 않고, 불편하기라도 하면 같이 있어도 혼자 있는 편안함을 갈망했었던 듯합니다.

함께 하려면 어찌해야 할까요? 얼마 전 목사님의 설교를 들었습니다. 공동체를 말하는 커뮤니티란 말은 라틴어로 함께와 의무, 부담, 선물을 말하는 두 단어가 결합된 것으로, 공동체란 서로 부담과 선물을 나누는 사람들을 정의하는 것이라 얘기를 주더군요. 또 이십여년넘게 함께 사는 종교가 다른 부부가 있습니다. 부인되는 분의 얘기도 목사님이 얘기한 방향을 가르키는 것 같습니다. '사람을 사랑하되 바라는 바를 두지 않는 것이다. 스스로에게도, 가족에게도, 사회에서 만나는 누구에게도 내 뜻대로 되기를 바라지 않는 것. 그것 하나 붙잡기로 했다'

어떻습니까? 점점 여름을 달구어가는 여름 햇빛에 내 자신의 내적 성숙도 익어갔으면, 그래서 함께 하는 주변에 부담보다는 선물을 잘 전하는 내가 되기를 염원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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