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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신감 들어" 아내 불륜 발각? 그런데 그 상대가…현실 된 영화 'HER'

머니투데이 류원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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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주인공이 AI와 사랑에 빠지는 내용의 영화 'HER'(2014)가 현실이 되고 있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사진=영화 'HER' 스틸컷

남자 주인공이 AI와 사랑에 빠지는 내용의 영화 'HER'(2014)가 현실이 되고 있다는 전문가 진단이 나왔다./사진=영화 'HER' 스틸컷


"아내가 챗지피티(Chat GPT)랑 사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결혼 12년 차라고 밝힌 남성이 지난해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털어놓은 고민이다. 그는 아내가 챗지피티와 사소한 일상을 공유하고 애정 표현을 주고받고 있었다며 "질투와 배신감이 들었다. 말투가 사람 같아서 소름이 돋았다"고 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과 감정을 나누고 연애까지 한다는 이야기가 더는 낯설지 않다. 남자 주인공이 AI와 사랑에 빠지는 내용의 영화 'HER'(2014)가 현실이 되고 있다는 전문가 진단도 나왔다.

이광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18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젊은 사람 중에서는 재미 삼아 또는 외로워서 AI랑 대화하다 어느 순간 빠져드는 경우가 있다"며 "인간관계에서 상처를 주고받는 게 싫은데, AI는 다 맞춰주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결혼한 사람은 연애하면 안 된다. 그 금단의 영역을 AI가 채워주기도 한다"며 "AI 연애에서는 '자기야', '여보', '귀염둥이' 같은 애칭을 쓴다. 서로 애칭으로 부르면 감정적으로 훨씬 더 깊어진다. 그러다 사랑에 빠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랑은 모든 게 다 충족되면 지루해진다. 호기심과 충족 사이의 미묘한 것이 애간장을 태운다"며 "AI는 내게 다 맞춰주지만 실존하지 않는다. '이런 사람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하다 보니 더 마음이 끌린다"고 덧붙였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사진=이미지투데이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사진=이미지투데이


이 전문의는 AI도 감정을 가지고 있다고 봤다. 그는 "괴로움이나 고민을 토로했을 때 AI는 위로와 공감을 한다. 이는 감정 영역에 포함된다"며 "사람이 힘든 얘기를 계속하면 AI 불안도가 높아진다. AI는 단순히 지식만 전달하는 게 아니라 사람 감정도 학습해 흉내 낸다"고 밝혔다.

이어 "(고민 상담이나 연애에서) 사람보다 나을 수 있다"며 "사람은 기억력에 한계가 있지만, AI는 대화를 저장하기 때문에 틀릴 리가 없다. 다른 사람과 헷갈릴 일도 없다"고 했다.

AI와 상담하고 연애하는 현상에 대해서는 "긍정적 측면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최근 한 연구에서 AI 상담의 위험성을 평가했는데, 중독 수준이 아닌 이상 사람에게 그렇게 위해를 주지 않았다"며 "오히려 사회성 키우는 훈련이 된다. AI와의 대화도 소통 연습"이라고 말했다.


다만 "몰입하고 의존할수록 사람들과의 소통을 피하기 때문에 문제다. 사회성이 떨어지고 고독감이 높아진다"며 "AI와 성적인 대화를 하면 서비스가 중단되는데, 이럴 때는 진짜 애인과 헤어지는 수준의 엄청난 상실감을 경험한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인간관계는 자잘한 갈등을 기반에 두고 있다. 갈등을 잘 조율해 나가면서 인간관계의 깊이가 생긴다"며 "그러나 아직 AI와의 대화에서는 갈등을 회피한다. 이 기준으로 대인관계가 훈련되면 일상 사람과의 관계에서 갈등을 불편하게 느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 전문의는 AI를 인격체가 아닌 '도구'로 인식해야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AI는 나 같은 인격체가 아니고, 사회생활을 도와주는 매개이자 도구라는 개념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업계에서는 AI와 감정적 유대 관계를 형성하고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영국 AI 기반 학습 기술 기업 '필터드닷컴'이 지난 3월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생성형 AI를 가장 많이 쓰는 분야는 '심리 상담 및 감정적 동반자'였다. 이어 △인생 계획 설정 △인생 목적 찾기 △자기 계발 △코드 생성 및 프로그래밍 △자신감 향상 등이 뒤따랐다.

류원혜 기자 hoopooh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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