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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기 위해 기억하는 이야기 [.t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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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에 몸집이 커다란 한 아이가 벌거벗은 채 등장한다. 아이의 표정은 누군가에게 존재를 들킨 듯 두려움에 질린 모습이다. 코끼리의 모습을 한 사냥꾼들이 나타나 아이에게 화살을 쏜다. 결국 포획되고 만 아이의 눈에 비친 코끼리들의 얼굴은 인간이 저지르는 소리 없는 폭력을 떠올리게 한다.



코끼리들은 아이의 이빨을 뽑아 흡사 시장에서 물건을 파는 듯이 거래한다. 시장이라는 장소는 본디 인간들이 필요한 물건을 사고파는 장소다. 누구도 그 물건이 생명을 잃은 존재의 일부라는 사실에 마음 아파하지 않는다. 모두가 즐겁게 사고파는 그 공간은 이상하게도 슬프고 무서운 분위기를 풍긴다. 이빨은 상품이 되었고, 죽음은 그저 배경이 되어버린다.



조원희 작가의 그림책 ‘이빨 사냥꾼’은 상아를 노리는 인간의 탐욕과 그로 인해 고통받는 생명의 목소리를 고요하지만 강하게 들려준다. 아이의 시선을 통해 펼쳐지는 이 이야기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지켜야 할 생태계와 윤리에 대해 깊이 있는 질문을 던진다. 또한 말한다. “기억하는 것이 곧 지키는 일이다”라고.



강혜진 그루터기책방 대표



이빨 사냥꾼 조원희 글·그림, 이야기꽃(2014)

이빨 사냥꾼 조원희 글·그림, 이야기꽃(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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