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시리아 다마스쿠스에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손된 시리아 국방부 청사의 모습. AP연합뉴스 |
이스라엘이 시리아 내 드루즈족을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를 폭격했다. 시리아 정부가 드루즈족 거주지역 스웨이다에서 군을 철수시키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그러나 드루즈족 일부 세력이 시리아 정부와의 휴전에 반대하고 있어 분쟁의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시리아 국방부는 16일 밤(현지시간) “시리아군이 무법 집단 소탕을 종료한 후 휴전 합의를 이행하기 위해 스웨이다에서 철수를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아메드 알샤라 시리아 과도정부 대통령은 TV로 중계된 영상 성명에서 “드루즈족의 권리와 자유를 보호하는 것은 우리의 우선순위 중 하나”라며 “스웨이다 치안 책임을 종교지도자와 지역세력에 넘길 것”이라고 사태 안정화 뜻을 밝혔다. 그는 이어 “드루즈족을 학대하고 위법 행위를 저지른 자들에게 책임을 묻겠다”며 드루즈족 달래기에 나섰다.
시리아 정권이 긴장 완화 제스처를 취한 것은 이스라엘의 공습과 미국 등 국제사회의 압박 때문으로 보인다. 알샤라 대통령은 “이스라엘은 민간인과 정부 시설을 대상으로 대규모 공격을 감행했다”며 “미국, 아랍, 튀르키예의 중재가 없었다면 사태는 더욱 악화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스라엘은 이날 다마스쿠스에 있는 시리아 국방부와 대통령궁 인근 군 본부를 타격했다. 시리아 보건부는 이번 공습으로 3명이 사망하고 34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시리아 국영TV 앵커가 생방송으로 뉴스를 진행하던 중 폭격 사실을 감지하고 자리를 피하는 모습이 그대로 방송되기도 했다. 이스라엘은 전날 스웨이다를 공습하며 시리아 정부군이 해당 지역에서 철수하지 않으면 대시리아 공격을 강화하겠다고 위협했다.
중동지역 긴장이 고조되자 미국이 분쟁 종식을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스라엘의 폭격 직후 엑스에 “이 불안정한 상황을 오늘 밤 끝내기 위한 특정 조치들에 (미국과 관련국들이)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는 지난 13일 이슬람 소수 분파 드루즈족의 최대 거주지역인 남부 스웨이다에서 베두인족과 드루즈족 간 유혈충돌이 일어나며 시작됐다.
질서 회복을 명분으로 파견된 정부군이 드루즈족 민병대와 부딪치며 상황이 격화했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이번 충돌로 35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SOHR은 드루즈족 사망자 109명 중 40명이 민간인이며 이 중 27명이 정부군의 즉결 처형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이스라엘이 시리아를 공습하면서 사태가 악화됐다. 이스라엘은 자신들에게 친화적인 드루즈족 보호를 공격 명분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실상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안보 위협 요소로 간주해온 시리아 정부군을 국경에서 최대한 멀리 떨어뜨려놓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시리아 정부가 드루즈족과 휴전에 합의하고 정부군이 철군을 시작했으나 분쟁이 다시 불붙을 가능성은 남아 있다. 지난 15일에도 시리아 정부가 휴전을 선언했지만 정부군과 드루즈족 충돌이 계속됐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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