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에 적지 않은 타격
주가는 10개월 만에 최고치
'부당 합병·회계 부정' 의혹으로 기소됐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대법원의 판결로 무죄가 확정됐지만 삼성은 사법리스크에 발목이 잡혔던 9년 동안 사업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는 평가가 재계 안팎에서 나온다.
이 회장은 송사의 발단인 2016년 국정 농단 사건 이후 두 차례 구속돼 560일 수감 생활을 했고 재판에만 185회 출석했다. 그사이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인 삼성의 위상과 기술력은 경쟁 글로벌 기업과 격차가 더 벌어졌다. 재계 관계자는 "재판받는 동안 해외로 나가 사업 파트너를 만나 새로운 사업을 논의해도 상대방 입장에서는 법적으로는 이 회장이 '피의자' 신분인 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의 경쟁력 하락과 혁신 부족의 한 원인으로 꼽히는 '관리형' 수뇌부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시각도 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경기가 악화하고 잠재성장률이 낮아져 경제가 어려운 때일수록 삼성 같은 리딩 기업은 먼 미래를 보고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며 "새로운 혁신을 가져올 연구개발에 힘 쏟아야 했지만 큰 결정을 해야 할 회장이 구속될 상황이 해소되지 않은 탓에 그러질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리더십이 흔들리니 주요 보직에 재무통을 앉혀 리스크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가는 10개월 만에 최고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경영권 승계 관련 부당합병 및 회계부정 혐의에 대한 대법원 무죄가 확정된 1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 직원들이 출입하고 있다. 뉴시스 |
'부당 합병·회계 부정' 의혹으로 기소됐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7일 대법원의 판결로 무죄가 확정됐지만 삼성은 사법리스크에 발목이 잡혔던 9년 동안 사업에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는 평가가 재계 안팎에서 나온다.
이 회장은 송사의 발단인 2016년 국정 농단 사건 이후 두 차례 구속돼 560일 수감 생활을 했고 재판에만 185회 출석했다. 그사이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인 삼성의 위상과 기술력은 경쟁 글로벌 기업과 격차가 더 벌어졌다. 재계 관계자는 "재판받는 동안 해외로 나가 사업 파트너를 만나 새로운 사업을 논의해도 상대방 입장에서는 법적으로는 이 회장이 '피의자' 신분인 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의 경쟁력 하락과 혁신 부족의 한 원인으로 꼽히는 '관리형' 수뇌부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시각도 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경기가 악화하고 잠재성장률이 낮아져 경제가 어려운 때일수록 삼성 같은 리딩 기업은 먼 미래를 보고 과감히 투자해야 한다"며 "새로운 혁신을 가져올 연구개발에 힘 쏟아야 했지만 큰 결정을 해야 할 회장이 구속될 상황이 해소되지 않은 탓에 그러질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리더십이 흔들리니 주요 보직에 재무통을 앉혀 리스크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오른 삼성전자 주가도 역설적으로 사법 리스크를 시장이 얼마나 경계했는지를 보여준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2,000원(3.09%) 오른 6만6,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해 9월 9일(6만7,500원) 이후 10개월여 만에 기록한 종가 기준 최고가다. 삼성중공업(5.64%) 삼성바이오로직스(3.58%) 삼성생명(2.34%) 삼성SDI(1.65%) 삼성물산(1.65%) 등 다른 그룹주도 대부분 상승했다.
이 회장의 송사가 2016년 국정농단이 발단이 됐던 점에 주목하며 정치와 사회가 기업의 발목을 잡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 인사팀장 출신인 이근면 전 인사혁신처장은 "삼성 내부적으로는 그동안 관료화되고 이완된 조직에 새 바람을 불어넣는다면 충분히 위기를 극복할 힘이 있다"며 "사회와 정치도 기업이 마음 놓고 사업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