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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여성 의사’의 문을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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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담비니 강굴리는 여성이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했다. 1861년 7월18일, 영국의 식민지였던 인도 땅 벵골 지역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진보적 지식인이었고 여성도 교육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강굴리는 대학에 들어갔지만, 여성이 교육받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긴 남자 교수가 일부러 강굴리의 점수를 낮게 주기도 했다. 여러 어려움 끝에 강굴리는 의사가 되었다. 인도 최초의 여성 개업 의사로 꼽힌다.



식민지 사람이라는 이유로 역시 차별을 당했다. 병원에서 일할 때 인도 사람 의사는 서양 사람 간호사보다 권한이 적었다. 강굴리는 신문에 글을 써서 차별에 공개 항의했고, 훗날 영국에 건너가 영국 대학에서 의학 공부를 더 하고 학위를 따서 돌아왔다. 식민지 여성이지만 식민지에서도 본토에서도 전문성을 인정받았다.



보수적인 남성들이 싫어했다. 지역 언론이 강굴리를 매섭게 비난했다. 늦은 시간까지 병원 일을 하는 것을 두고 “아이 여덟을 팽개치고 집 밖을 떠도는 여자”라고 모욕했다. 강굴리는 참지 않았다. 언론사 편집인을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걸었고, 편집인은 벌금과 징역형을 받았다.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여성 지식인이 자신의 권리를 지켜낸 사례였다.



인도의 독립운동에 참여한 실천하는 지식인이었다. 인도 국민회의에 여성 대표로 참석하여 여성 교육과 여성의 정치 참여가 필요하다는 연설을 했다. 인도 역사상 최초로 여성이 공식 연설을 한 것이다. 인도 사람 간디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벌인 비폭력 저항 운동을 지지했고, 1914년 간디가 귀국했을 때는 환영 행사를 주도했다.



1923년에 환자의 수술을 마친 뒤 병원에서 숨을 거두었다. 인도에서 대학을 다녔고 인도의 독립운동에 참여했기 때문에 인도에서는 인도 사람으로 기리려고 하며, 2021년에 구글 인디아에서 탄생 160주년을 축하했다. 한편 벵골 지역에서 태어났기 때문에 방글라데시에서는 자기네 사람으로 기억하며, 2023년에 방글라데시 정부는 서거 100년 기념우표를 발행했다.



김태권 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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