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한길 "'윤어게인' 당대표 옹립하겠다"
지도부 "강제 출당 방법이 없다" 뒷짐만
20일 의총, 국민의힘 쇄신 마지막 분수령
'윤석열 어게인'을 외쳐온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전씨는 다음달 하순 열리는 차기 전당대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키는 당대표를 옹립하겠다고 공언했다. 2023년 '국민의힘 당원 가입 운동'을 벌인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에 이어 극우 성향을 보이는 강성 보수 세력 지지를 받는 전 씨까지 당내 영향력 확대에 나서면서, 야당이 '아스팔트 보수'에 잠식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정작 당 지도부는 '윤희숙 혁신위'와 난데없는 '다구리'(몰매라는 은어) 논쟁만 벌이며 극우 세력이 활개칠 공간만 넓혀주고 있다. 혁신안 수용 여부가 결정되는 20일 의원총회가 국민의힘 쇄신 운명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전씨는 17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유튜브 채널인) 전한길TV에서 거의 10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국민의힘에 당원으로) 가입돼 있다"며 "이 사람들을 움직여 전한길이 원하는 인물, 윤 전 대통령을 끌어안는 사람을 당대표로 만들겠다"고 거침없이 밝혔다. 전씨는 지난달 8일 온라인을 통해 입당을 신청했고, 서울시당 심사를 거쳐 입당이 확정됐다. 그는 그간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에 앞장섰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한 대표적인 친윤석열계 극우 인사다.
전씨 입당 소식에 윤석열 절연론이 좌초될까 우려하는 쓴소리가 터져 나왔다. "윤석열 어게인의 아이콘을 입당시키는 것을 국민이 어떻게 보실지 생각해야 한다"(한동훈 전 대표) "친길(친전한길) 당대표, 친길 원내대표로 당을 내란당, 계엄당, 윤어게인당으로 완전히 침몰시킬 생각이냐"(안철수 의원) 등 비주류 진영의 차기 당권주자들이 목소리를 냈다. 김용태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계엄 옹호세력이 국민의힘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도록 결단하라"며 송언석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에게 전씨의 '탈당 조치'를 촉구했다.
지도부 "강제 출당 방법이 없다" 뒷짐만
20일 의총, 국민의힘 쇄신 마지막 분수령
전한길 한국사 강사가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에 새로운 길은 있는가?' 토론회에서 박수 치고 있다. 뉴시스 |
'윤석열 어게인'을 외쳐온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국민의힘 당원으로 가입한 사실이 뒤늦게 확인됐다. 전씨는 다음달 하순 열리는 차기 전당대회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키는 당대표를 옹립하겠다고 공언했다. 2023년 '국민의힘 당원 가입 운동'을 벌인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에 이어 극우 성향을 보이는 강성 보수 세력 지지를 받는 전 씨까지 당내 영향력 확대에 나서면서, 야당이 '아스팔트 보수'에 잠식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정작 당 지도부는 '윤희숙 혁신위'와 난데없는 '다구리'(몰매라는 은어) 논쟁만 벌이며 극우 세력이 활개칠 공간만 넓혀주고 있다. 혁신안 수용 여부가 결정되는 20일 의원총회가 국민의힘 쇄신 운명을 가르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전한길 "'윤어게인' 당대표 옹립"... 지도부는 뒷짐만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혁신위가 발표한 인적쇄신안에 대해 입장을 밝히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이날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송 비대위원장과 함께 나경원·윤상현·장동혁 의원을 지목하며 스스로 거취를 밝히라고 요구했다. 뉴스1 |
전씨는 17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유튜브 채널인) 전한길TV에서 거의 10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국민의힘에 당원으로) 가입돼 있다"며 "이 사람들을 움직여 전한길이 원하는 인물, 윤 전 대통령을 끌어안는 사람을 당대표로 만들겠다"고 거침없이 밝혔다. 전씨는 지난달 8일 온라인을 통해 입당을 신청했고, 서울시당 심사를 거쳐 입당이 확정됐다. 그는 그간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에 앞장섰고, 부정선거 음모론을 주장한 대표적인 친윤석열계 극우 인사다.
전씨 입당 소식에 윤석열 절연론이 좌초될까 우려하는 쓴소리가 터져 나왔다. "윤석열 어게인의 아이콘을 입당시키는 것을 국민이 어떻게 보실지 생각해야 한다"(한동훈 전 대표) "친길(친전한길) 당대표, 친길 원내대표로 당을 내란당, 계엄당, 윤어게인당으로 완전히 침몰시킬 생각이냐"(안철수 의원) 등 비주류 진영의 차기 당권주자들이 목소리를 냈다. 김용태 전 비상대책위원장도 "계엄 옹호세력이 국민의힘 근처에 얼씬도 하지 않도록 결단하라"며 송언석 비대위원장 겸 원내대표에게 전씨의 '탈당 조치'를 촉구했다.
그러나 지도부는 손쓸 방법이 없다며 뒷짐만 지고 있다. 지도부 관계자는 "이미 시도당 심사까지 끝내서 강제로 탈당시킬 방법이 없다"고 했다. 송 비대위원장 등 지도부 주요 인사들이 전씨 등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인사들을 초청한 당 토론회에 참석해 자리를 지켰다는 점에서 전씨의 입당 길을 터줬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지도부가 윤 전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끊어내지 못하면서 극우세력이 침투할 공간을 넓혀줬다는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송 비대위원장은 "전씨가 입당한 사실을 어제(16일) 알았다"며 "어떤 당원이라도 당헌당규에 명시된 의무를 어긴다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것이다. 국민의힘의 자정능력을 믿어달라"고 진화에 나섰다.
윤희숙 "'다구리'라는 말로 요약"... 국힘 내홍 막장
국민의힘 윤희숙 혁신위원장이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한 뒤 나와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윤 혁신위원장은 전날 나경원·윤상현·장동혁 의원과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에게 거취 결정을 요구하는 인적쇄신안을 발표했다. 연합뉴스 |
실제 윤석열 절연론과 인적 청산을 내세운 '윤희숙 혁신위'는 내놓는 혁신안마다 당내 거센 반발에 부딪히며 궁지에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전날 송언석 나경원 윤상현 장동혁 의원을 콕 집어 거취를 결정하라고 요구한 윤희숙 혁신위원장은 이날 비공개 비대위에서 국민 여론조사 100%로 당대표를 선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비대위에선 "당원 중심의 정당이 되겠다고 하지 않았느냐"고 반박하며 고성이 오갔다고 한다. 인적 청산 명단 공개를 두고도 윤 위원장을 향해 "최소 혁신위원들과 상의하라" 등의 저격이 이어졌다.
이에 윤 위원장은 비대위 회의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본인의 상황을 "그냥 '다구리'라는 말로 요약하겠다"고 밝히며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다구리는 부랑배의 은어로 '몰매'를 이르는 말로, 갈등 상황을 원색적으로 노출하며 당 지도부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당 안팎에선 20일 예정된 의총이 쇄신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이날 의총에서 윤 혁신위원장이 제안한 혁신안 수용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익명을 요구한 의원은 "의총에서 윤 전 대통령과 확실한 선 긋기에 나서지 못하면 지도부가 당내 극우 세력을 방관한다는 비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당 지도부는 혁신안 수용 여부를 두고 당내 인사들의 의견을 수렴 중이다.
염유섭 기자 yuseoby@hankookilbo.com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