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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인사이트] ‘200년에 한번 내릴 폭우’, 어떻게 계산하는 걸까

조선비즈 박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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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서산에 17일 0시부터 오전 10시 23분까지 438.5㎜의 비가 내렸다. 7월 기준 최대 일 강수량이다. 기상청은 이것이 ‘200년 만에 한 번 내릴 수준’의 폭우라고 했다. 서산에서 기상 관측이 시작된 해는 1968년으로 폭우 기록은 57년 치만 모여 있다. 그런데 어떻게 200년 만에 한번 내릴 수준이라고 할 수 있는 걸까.

이에 대해 기상청 관계자는 “기존 관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확률론적 방법으로 추정한 ‘빈도 강우량’ 개념을 적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충남 서산시 운산면 거성 3리 주택 침수 모습. /서산시 제공

충남 서산시 운산면 거성 3리 주택 침수 모습. /서산시 제공



기상청은 서산에서 1968년부터 2024년까지 쌓인 57년 동안의 7월 관측 데이터를 바탕으로 평균과 분포를 구해, “이 정도까지 비가 내리면 이건 확률 분포상 몇 퍼센트(%)다”라고 산출하게 된다.

계산 결과 만약 발생 확률이 1%로 집계된다면, 100년 관측을 시행했을 때 한번 나올까 말까 한 확률이라고 보는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서산에서 이날 기록된 일 강수량은 ‘7월에 내린 비 치고는 200년에 한번 올까 말까 한 수준’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이때 비가 원래 많이 내리는 곳인지 등 지역적 특성도 고려된다고 한다. 만약 A지역과 B 지역의 10년 동안의 관측 수치가 완전히 똑같다고 해도, 지역적 특성에 따라 100년 빈도나 200년 빈도가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날 서산 외에도 충남 당진·아산시, 예산·홍성군에서도 7월 최대 일 강수량이 200년 빈도를 기록했다. 충남 태안은 100년 빈도였다. 충청권 여러 곳에 기록적 폭우가 쏟아진 것이다.


전북 전 지역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17일 전북 전주시 한옥마을 태조로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뉴스1

전북 전 지역에 호우특보가 발효된 17일 전북 전주시 한옥마을 태조로에서 우산을 쓴 시민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뉴스1



기상청은 이런 빈도 강우량을 지난해부터 제공하기 시작했다. 비가 몇㎜ 내렸다고 이야기하면 체감하기가 어려우니, 몇년에 한번 일어날 수 있는 양의 강수인지 국민에게 직관적으로 알려주자는 취지였다.

기상청은 이번 폭우처럼 이상 기상이 발생하면 이런 값을 집계·발표한다. 지난해엔 ▲50년 빈도 1지점 ▲80년 빈도 1지점 ▲100년 빈도 1지점 ▲200년 빈도 9지점 등이 발표됐다.

빈도 강우량은 당초 환경부·행정안전부 등에서 쓰이는 설계빈도 개념이었다. 댐·하수도 등 물관리와 관련한 시설을 만들 때 ‘200년 빈도 강우’, ‘300년 빈도 강우’ 등에도 문제없이 버틸 수 있도록 설계하자는 차원에서 표준값을 공시해 건축에 활용하고 있다. 다만 기상청은 이 값과 별도로 전국 기상 관측 지점들의 데이터를 활용해 자체 집계한다.


최근 ‘극한 호우’ 같은 이상 기후가 잦아지면서, 매년 빈도 강수량이 발표되는 횟수가 잦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집중 호우는 토요일인 오는 19일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기상청은 17일 밤엔 충청권, 18일 밤엔 남부 지방에서 폭우가 쏟아질 가능성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행안부는 이날 오후 3시 30분 풍수해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3단계를 가동한다고 밝혔다. 심각과 3단계는 위기 경보와 중대본 비상 단계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박소정 기자(soj@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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