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 탄, 한국 와서 ‘음모론 기우제’…증거 묻자 “있지만 비밀”

은평제일교회 유튜브 갈무리

모스 탄(한국명 단현명) 미국 리버티대 교수가 이재명 대통령과 관련된 관련 가짜뉴스를 또다시 주장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사법부를 매수해 부정선거 증거를 감추고 있다며 부정선거 음모론도 계속 이어갔다.

탄 교수는 17일 오후 2시께 서울 은평구 은평제일교회에서 열린 ‘모스 탄 대사 초청 간증 집회’에서 ‘이 대통령이 범죄에 연루됐다는 증거를 공개할 수 있느냐’는 한 참석자의 질문에 “증언과 자료, 상황 증거들이 있다”면서도 “그 증거들과 자료들을 어떻게 받았는지 수단과 방법을 노출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탄 교수는 지난달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민간단체 국제선거감시단 기자회견에서 이미 법원과 검찰이 허위사실로 판단한 이 대통령의 ‘소년원 복역설’을 언급한 바 있다.

탄 교수 발언을 두고 경찰은 수사에 착수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을 옹호해 온 보수성향 단체 자유대한호국단이 지난 8일 탄 교수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기 때문이다. 탄 교수는 14일 입국한 이후 이 대통령 관련 발언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간증 집회에서 그는 “기밀 사항들에 대해선 자료를 다룰 때 외부로 밝히지 않는 게 가장 기본적인 원칙”이라면서도 “왜 이재명이 입고 있던 옷이 소년원 옷과 일치하느냐”는 등의 말을 이어갔다. 이런 발언을 할 때마다 교회 안에선 박수와 환호가 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은평을 지역위원회 등이 17일 오후 1시께 서울 은평구 은평제일교회 앞에서 모스 탄 교수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임재희 기자

부정선거 음모론도 지속했다. 탄 교수는 “한국 사법부가 모든 (부정선거) 증거에 대한 검토나 조사를 다 거절한 게 제일 큰 문제”라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한국 사법부 여러 판사에게 끊임없이 뇌물과 돈을 통해 입막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활동한 민간단체 국제선거감시단 등 외부 세력이 개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간증과 토론회 형식으로 열린 이 날 집회는 부흥회를 방불케 했다. 탄 교수가 교회 연단에 등장하자 교회를 메운 교인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유에스에이”, “모스 탄”, “감사합니다”를 외쳤다. 은평제일교회 심하보 목사는 탄 교수를 주한 미국 대사로 추천하겠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내는 서명을 받기도 했다.

모스 탄 미국 리버티대 교수가 17일 오후 2시께 서울 은평구 은평제일교회에서 열린 ‘모스 탄 대사 초청 간증 집회’에서 연단에 올라 교인들을 보고 있다. 임재희 기자

이날 교회 앞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은평을 지역위원회 등이 탄 교수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다. 기자회견에 모인 30여명은 ‘모스 탄은 거짓 선동 즉각 중단하라’, ‘거짓 선동 유언비어 모스 탄을 규탄한다’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모스 탄을 체포하라” 등 구호를 외쳤다. 이에 교인 등이 확성기로 “반드시 지옥에 갈 것”이라고 소리를 치며 양쪽 간에 고성이 오갔다. 다만 경찰 제지로 직접적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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