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뉴스
서울
맑음 / -3.9 °
경향신문 언론사 이미지

클릭으로 조상님께 인사… 중국 온라인 제사 인기에 정부 가이드라인 발표

경향신문
원문보기
중국 온라인 제사 플랫폼 사이트 캡처

중국 온라인 제사 플랫폼 사이트 캡처

앱이나 웹사이트를 통해 ‘온라인 추모관’에 접속하면 잔잔한 음악과 함께 고인의 영정 사진이 뜬다. 산, 백학, 복숭아꽃 등 마음에 드는 배경을 고르고 꽃다발, 향초, 제사 음식을 하나씩 클릭해 차려놓는 모습이 꼭 메타버스 공간이나 싸이월드 미니룸을 꾸미는 것과 닮았다.

중국에서 1억명 넘는 사람들이 이용해 본 온라인 제사 모습이다.

중국의 행정안전부에 해당하는 민정부는 16일 장례 사업 관련 10가지 항목으로 구성된 ‘장례접대서비스규범’을 발표했다고 신화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온라인 제사 플랫폼의 운영 가이드라인은 정부가 이번에 발표한 규범의 핵심 중 하나다. 민정부는 지난해 온라인 제사 참여 인원이 1억2000만명에 달했으며 전년보다 37% 증가한 수치라며 업계 표준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온라인 제사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청명절 등 명절에 봉쇄 조치로 인해 가족이나 친지의 묘소를 방문할 수 없게 되자 온라인 사이트에 가상 추모관을 차려 놓고 날짜를 정해 한날한시에 접속해 제사를 지내도록 안내하는 서비스가 등장했다. 온라인 제사는 코로나19 대유행이 끝난 뒤에도 인기를 끌었고 업체들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부작용도 보고됐다. 돈만 내면 누구나 사이트에 추모관을 만들 수 있기 때문에 장난으로 산 사람의 추모관을 만드는 일이 발생해 문제가 됐다. 고가의 온라인 헌화, 제수용품 아이템을 고르도록 유도하는 과금 시스템에 대한 불만도 쏟아졌다. 민정부는 이에 지난 4월 업계가 지켜야 할 표준 규범을 만든다고 예고하고 의견을 수렴했다.


민정부는 규범을 발표하면서 온라인 제사가 환경오염이 발생하지 않는 문명화된 제사 방식이라고 앞으로도 많이 활용하라고 권장했다. 중국 전통 제사에서는 망자에게 보낸다는 의미로 종이돈을 태우는 풍습이 있어 연기와 쓰레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민정부는 수목장, 바다장, 화훼장 등 생태장 역시 문명화된 장례라며 권장했다. 지난해 생태장은 19만4700건으로 2019년보다 67% 늘었으며 이 가운데 바다장은 5만3500건으로 같은 기간 26% 증가했다. 민정부 규범에는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바다장을 할 때 유골 외 플라스틱 조화, 종이돈 등을 함께 투척하지 말고 향초 등을 사용하지 말라는 가이드라인도 담겼다.

새로운 형태의 장례와 제사 문화가 확산되고 있지만 전통적 제사를 비문명적 제사라고 칭하는 것에 대한 반발도 있다. 베이징 둥청구의 한 주민은 “가족을 아끼고 조상을 잘 모시는 것은 중국인의 핵심적 가치”라며 (종이돈을 태우는) 전통적 제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 | 박은하 특파원 eunha999@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주 3일 10분 뉴스 완전 정복! 내 메일함에 점선면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info icon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AI 이슈 트렌드

실시간
  1. 1손흥민 LAFC
    손흥민 LAFC
  2. 2아이브 안유진 가요대전
    아이브 안유진 가요대전
  3. 3미르 결혼식 논란
    미르 결혼식 논란
  4. 4윤종신 건강 악화
    윤종신 건강 악화
  5. 5파워볼 복권 당첨
    파워볼 복권 당첨

경향신문 하이라이트

파워링크

광고
링크등록

당신만의 뉴스 Pick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