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물에 잠긴 당진어시장 |
(당진=연합뉴스) 이주형 기자 = "양념통 하나라도 건져보려고 그 새벽에 허리춤까지 찬 물을 뚫고 들어갔는데 다 떠내려갔어요."
17일 오전 충남 당진시 읍내동 당진어시장 안에서 만난 한 상인은 쑥대밭이 된 식당을 가리키며 "도무지 손쓸 방법이 없다"고 흐느꼈다.
그는 "지난해에는 빗물이 발목 수준까지만 찼는데도 복구가 너무 어려웠다"며 "올해는 피해가 3배는 더 큰 것 같다. 이제 어떻게 살지 정말 막막하다"고 하소연했다.
어시장 일부 상인들은 냉장고와 테이블, 의자 등 집기류들이 떠내려가는 것을 뜬 눈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고 긴박했던 당시 상황을 전했다.
상인 문모(48) 씨는 진흙이 가득한 매대를 가리키며 "새벽 3시께 시장에 와보니 빗물이 허리 위보다 높았다"며 "119에 신고해도 소방대원들이 접근조차 못 할 만큼 피해가 심했다. 냉장고가 떠내려갔는데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일부 상인들은 지난해 극심한 피해를 겪고도 당진시에서는 제대로 된 조처를 하지 않았다고 격한 감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 상인은 "작년 물난리를 겪고도 시에서 준비한 것이라곤 모래주머니를 나눠 준 것밖에 없다"며 "꼭 인명피해가 나야 재난이 아니다, 상인들한테는 당장 목숨이 걸린 곳"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집중호우로 아수라장 된 당진전통시장 |
당진전통시장 상인들도 비가 소강상태를 보인 틈을 타 복구작업에 나섰지만, 굵은 빗줄기가 수차례 반복되면서 본격적인 복구작업은 지연되는 모습이다.
마트 안까지 침수된 최기룡(60) 씨는 "죽을 맛"이라며 "작년에는 이렇게까지 침수가 심하지는 않았는데 배수처리가 제대로 안 됐던 것 같다"며 허탈해했다.
전날부터 내린 집중 호우로 이날 당진 시내로 진입하는 도롯가는 곳곳이 파이고 유실된 것도 모자라 인근 야산에서 흘러내리는 빗물은 마치 계곡을 방불케 했다.
산사태 피해를 본 면천면의 한 부직포 공장에서는 근로자가 새벽에 가까스로 대피했으나, 흘러내린 토사가 공장 부속 건물과 창고를 할퀴고 간 흔적이 생생했다.
공장주인 성한석(71) 씨는 "오전 6시께 밖으로 나왔는데 시뻘건 토사가 쏟아지면서 숨 돌릴 틈도 없이 대피했다"며 "창고에는 일본으로 수출할 완제품이 가득한데 입구가 뻘밭으로 변해 접근조차 쉽지 않다"고 안타까워했다.
당진 집중호우에 침수 피해 속출 |
새벽 한때 성인 허벅지까지 물이 차올랐던 읍내동과 채운동 등 당진 시내 곳곳 역시 빗물은 빠진 모습이지만 주택·상가·도로 할 것 없이 토사와 진흙 범벅이 됐다.
전날 밤부터 충남 서북부 지역을 강타한 이번 폭우는 이날 오전 11시까지 서산 518.9㎜를 비롯해 홍성 411.4㎜, 당진 신평 376.5㎜, 아산 349.5㎜, 태안 348.5㎜ 등의 누적 강수량을 기록했다.
당진 집중호우로 유실된 도로 |
coo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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