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민 국가유산청장 취임 “‘AI 시대’ 걸맞은 역할 재정립돼야”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17일 대전 정부청사에서 취임사를 하는 모습. [국가유산청]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인공지능(AI) 대한민국’이라는 새로운 전환점 앞에 서 있다. 국가유산청의 역할도 새롭게 정립돼야 할 시기다.”

이재명 정부 초대 국가유산청장으로 임명된 허민(64) 청장이 17일 대전 정부청사에서 취임식을 갖고 이같이 밝혔다.

허 청장은 이날 취임사에서 “디지털 기반의 관리체계를 통해 우리 유산을 보다 안전하고 영구적으로 보존하겠다”며 “스마트 도슨트, 가상현실, AI 기반 기록화 등을 통해 전 세계인이 언제 어디서든 우리 문화의 깊이와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지키고 있는 국가유산은 역사이고, 정신이고, 우리 국민의 정체성”이라며 “여러분은 단순한 공직자가 아니다. AI 시대의 국가유산 전사이자, 국가 정체성을 지켜내는 역사적 사명자”라고 당부했다.

그는 “이재명 정부는 국민주권 정부”라며 “우리의 국가유산이 과연 안전한지, 재해로부터 국민들은 충분히 보호받고 있는지, 국가유산 주변 주민들이 혹시 불편함을 겪고 있지 않은지, 불합리한 제도나 오래된 규정이 국민들의 삶을 짓누르고 있지는 않는지 살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국가유산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과 함께 나누고 미래로 전하는 것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허 청장은 최근 반구천 암각화와 금강산의 세계유산 등재를 언급하며, 내년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유산위원회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동안 중단된 남북 교류의 물꼬를 문화와 역사유산의 공유를 통해 다시 물이 흐르도록 깊이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며 “바로 닥친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 행사, 광복 80주년 행사, APEC 경주회의 준비에 우리의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전남 순천 출신인 허민 청장은 순천고와 전남대 지질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대학원에서 지질학 석사, 고려대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전남대 부총장과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전문위원을 지냈으며, 무등산권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공동대표, 전남대 한국공룡연구센터장, 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 등을 맡았다.

지난 13일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허 청장 임명에 대해 “2018년 무등산권의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정 작업의 총괄 작업을 맡아 최종 인증까지 이뤄낸 만큼 우리나라 국가유산을 지키고 세계인이 인정하는 K-컬처 확산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