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삼동 대한조선 대표이사가 17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회사 소개를 하고 있다. /대한조선 제공 |
“올해도 예년 수준의 신규 일감 수주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왕삼동 대한조선 대표이사는 17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에 나와 “수주잔고 감소를 두고 시장의 우려가 있지만, 미·중 갈등 영향으로 주문이 지연됐을 뿐 수요는 여전한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때 산업은행의 골칫거리로 꼽히던 대한조선이 조선업 호황을 타고 IPO 시장 조 단위 대어로 복귀했다. 2009년 건설·조선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워크아웃 대상이 됐고, 산업은행 관리를 거쳐 2022년 KHI가 새 주인에 오른 지 약 3년 만이다.
희망 공모가 범위(4만2000~5만원) 상단 기준 공모 규모는 5000억원, 상장 후 몸값으로는 1조9263억원을 제시했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상장 대표 주관사를 맡았다. 내주 공모가를 확정한 후 일반 청약을 진행, 8월 초 상장을 정했다.
왕 대표는 “2021년부터 시작된 신조선 발주량 증가와 신조선가 상승 등 조선업 호황을 타고 지난해 매출이 1조원을 넘었다”면서 “특히 벌크선 등 비주력 선종은 접고, 유조선 위주로 품목을 단일화해 지난해 영업이익률이 14% 넘어섰다”고 했다.
다만 최근 수주 감소는 우려 사항으로 꼽혔다. 2027년까지 일감은 확보했지만, 최근 수주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대한조선은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연평균 10척의 신규 일감을 수주했지만, 올해는 1분기까지 2척을 신규 수주한 데 그쳤다.
왕 대표는 “지난해 하반기 중국 조선사들이 대거 증설에 나선 데다 미·중 갈등까지 심화하면서 올해 상반기까지 선주들의 발주 눈치보기가 이어졌다”면서도 “미국이 중국 선박을 향한 제재 방안을 정하면서 하반기 수주는 늘어날 전망”이라고 말했다.
실제 중국과 ‘무역전쟁’을 벌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의 조선·해운산업에 철퇴를 가하기로 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올해 10월부터 중국 해운사는 물론 중국산 선박을 이용하는 해운사 등에 미국 입항 수수료를 물기로 했다.
왕 대표는 “일감 감소로 보이지만, 조선업의 펀더멘털은 견고하다”면서 “전 세계 원유 운반선 절반이 15년 넘은 노후 선박인 데다 국제해사기구(IMO)가 탄소 감축 로드맵으로 인해 장기간 신조 발주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해외 선사들은 선박을 20년 이상 운용해야 하는 핵심 자산으로 보는데, 대한조선의 배는 연료 소모량이 적은 데다 유지보수 수요도 적은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췄다”면서 “올해 1분기 이미 3075억원 매출에 698억원 영업이익을 냈다”고 강조했다.
대한조선은 상장 공모 자금을 활용해 조선 경쟁력을 강화, 지속 성장 기반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당장 공모 자금을 연구개발(R&D)센터 설립 및 친환경·신선종 기술 고도화를 목표했다. 또 생산 자동화 등 수익성 개선 재원에 전략적으로 투입하기로 정했다.
왕 대표는 “내년 해상 유전에서 항구로 원유를 실어 나르는 선박인 셔틀탱커 건조에 들어갈 예정”이라면서 “셔틀탱커는 다이내믹 포지셔닝 시스템 같은 특수 장비가 필요해 일반 유조선 대비 선가가 최소 50% 비싸 수익성이 더욱 개선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매출 확대보다는 수익성 위주 경영을 진행하고 있다”며 “주력인 중대형 선박에서 연비와 선주 편의 사양을 개선하고 중국 조선사와의 기술 격차를 확대하는 등 수익성 위주 선별 수주로 시장 입지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배동주 기자(dontu@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