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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오디션 떨어졌던 그녀, 오페라 ‘디바’로

조선일보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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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페라 주역 도맡는 소프라노 황수미
롯데콘서트홀 아침 공연 세 차례 진행
/롯데콘서트홀

/롯데콘서트홀


“학부 시절에 뮤지컬 ‘대장금’ 오디션을 보러 간 적이 있어요. 떨어진 덕분에 재빨리 접고 다시 성악을 시작할 수 있었지요.”

하마터면 한국 오페라는 ‘디바(스타 성악가)’ 한 명을 잃을 뻔했다. 16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소프라노 황수미(39)가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2014년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혜성처럼 떠오른 성악가. 2018년 평창 동계 올림픽 개막식에서 올림픽 찬가를 불러서 대중적으로도 친숙하다.

그런 그도 학창 시절에는 성악에 대한 고민이 적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학창 시절에 성악과 뮤지컬 사이에서 고민하다가 뮤지컬 배우 카이(44)와 상담도 했다”고 말했다. 카이와 황수미는 서울대 음대 선후배 사이. 하지만 황수미는 “성악과 뮤지컬은 오디션 분위기부터 달라서 기세에 많이 눌렸다. 연기 연습도 없이 주어진 지문을 어색하게 읽어서 떨어질 요소가 많았다”고 했다.

2023년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와 지난해 푸치니의 ‘라 보엠’, 올해 구노의 ‘파우스트’와 신작 오페라 ‘물의 정령’까지 한국에서 공연되는 오페라에서 황수미의 이름은 빠지는 법이 없다. 연말 송년 인기곡인 베토벤의 ‘합창’ 교향곡에서도 섭외 영순위다. 하지만 그는 “오페라 작품을 맡을 때 역량을 과하게 벗어나는 캐릭터(등장인물)는 제안이 들어와도 고사한다”며 “역량의 100~120%를 보여줄 수 있는 역할들로 준비해야 관객들의 공감을 살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여전히 욕심도 적지 않다. 무대에서 부르고 싶은 오페라로는 도니체티의 ‘사랑의 묘약’과 베르디의 ‘라 트라비아타’를 꼽았다. “저보다 나이가 있으신데도 여전히 맑은 목소리를 유지하는 선생님들의 노래를 들으면 동기 부여가 된다”고도 했다.

그가 올해 롯데콘서트홀에서 자신의 이름을 딴 오전 음악회인 ‘황수미의 사운드트랙’의 노래와 진행을 세 차례 맡는다. 9월 18일 슈만과 클라라 부부의 가곡, 10월 16일 모차르트의 오페라 ‘코지 판 투테(여자는 다 그래)’, 11월 20일에는 영화와 뮤지컬 인기곡을 부를 예정이다. 오전 11시 30분은 목소리가 덜 풀린 성악가들에게는 고역(苦役)이기 쉬운 시간대다. 하지만 그는 “개인적 불편 때문에 연주를 조정할 수는 없다. 반대로 연주에 맞춰 생활하는 것이 성악가”라고 했다. ‘디바’의 프로 정신을 살짝 엿볼 수 있었다.

[김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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