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명간 표지석 교체 내부행사
국정원 내부기강 다잡고
대국민 이미지 쇄신 포석
국정원 내부기강 다잡고
대국민 이미지 쇄신 포석
이번에 다시 사용될 김대중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 원훈석. [매경DB 자료사진] |
국가정보원이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는 원훈(院訓)을 김대중 정부 때 사용했던 ‘정보는 국력이다’로 바꾼다. 전임 윤석열정부 당시 인사 파행과 12·3 비상계엄 등으로 인해 훼손된 국정원 이미지를 쇄신하고 내부 기강을 다잡는 시도로 풀이된다.
16일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국정원은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원훈을 변경하고 이르면 17일께 이종석 국정원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원훈석을 교체하는 내부 행사를 진행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원장은 취임 직후 권위주의 시대의 원훈을 교체하는 것이 좋겠다는 뜻을 피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추가 예산을 들여 새로운 원훈석을 제작하지 않고 ‘국가기록물’로 지정돼 국정원 내에 보관 중이던 옛 원훈석을 본관 앞에 재배치할 것으로 전해졌다. 원훈석 글씨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직접 쓴 것이다.
윤석열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 원훈석 [매경DB 자료사진] |
지난 윤석열 정부에서 사용한 ‘우리는 음지에서 일하고 양지를 지향한다’는 문구는 1961년 중앙정보부(국정원 전신) 창설 당시 사용했던 원훈이다.이 원훈은 제1대 중정부장이었던 김종필 전 국무총리가 지은 것으로 김대중 정부가 중앙정보부의 후신인 국가안전기획부를 1999년초 국가정보원으로 개편하기까지 약 37년 간 사용됐다.
이재명 정부는 국정원이 국민을 위한 정보기관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의지를 담아 김대중 정부 시절에 썼던 ‘정보는 국력이다’는 원훈을 다시 선택했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청사. [한주형 기자] |
윤석열 정부는 2022년 출범 이후 ‘힘에 의한 평화’를 강조하며 대북 정보 수집·분석의 최전선인 국정원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창설 당시의 원훈을 재사용하기로 했으나 12·3 비상계엄과 윤 전 대통령 파면 등으로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약 3년 만에 원훈이 다시 바뀌게 됐다.
과거 국정원은 정권 교체 이후 정보기관의 지향점을 새롭게 정립하려는 대통령들의 의지에 따라 여러 차례 원훈을 바꿨다.
하늘에서 본 국정원 [이충우 기자] |
주로 보수정권에서는 정보 활동의 은밀성을 중시하는 표현이 주로 쓰였다. 이명박 정부 때 원훈은 ‘자유와 진리를 향한 무명의 헌신’이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소리 없는 헌신, 오직 대한민국의 수호와 영광을 위하여’라는 원훈을 썼다.
반면 진보정권에서는 정보의 사용 주체인 ‘국가’와 정보활동의 수혜자인 ‘국민’을 중시하는 표현이 주로 쓰였다. 문재인 정부는 ‘국가와 국민을 위한 한없는 충성과 헌신’이 원훈으로 낙점됐다. 특히 문재인 정부에서는 새 원훈석에 고(故) 신영복 성공회대 교수 서체를 활용했다. 다만 신 교수의 국가보안법 위반 전력 때문에 ‘북한을 상대하는 정보기관 원훈석에 쓰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보수 진영의 비판이 거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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