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6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적쇄신 대상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
윤희숙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16일 “과거와의 단절에 저항하고 당을 탄핵의 바다에 밀어넣고 있는 나경원·윤상현·장동혁 의원, 송언석 대표(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스스로 거취를 밝히라”고 말했다. 당사자들은 “윤 위원장의 오발탄”(장 의원) 이라며 반발했다. 인적쇄신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본격화하면서 내홍이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윤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인적쇄신 1차분”이라며 이같은 명단을 발표했다. ‘윤희숙 혁신위’가 지난 9일 출범한 후 인적쇄신 명단을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거취 표명 요구의 구체적인 수준은 밝히지 않았다. 당 안팎에서는 탈당, 차기 총선 불출마, 당직 사퇴 등 여러 안이 거론된다.
1차 쇄신 대상 중 나·윤·장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며 ‘아스팔트’로 나섰던 대표적 인사들이다. 윤 의원과 장 의원은 각각 지난 14일과 15일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 등 윤 전 대통령과의 단절을 비판하며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극우 세력을 국회로 초청해 행사를 열었다. 윤 의원 주최 행사에는 송 비대위원장도 참석했다. 윤 위원장은 “윤 전 대통령 부부와 단절하라는 당원들의 여망을 배신하고 더 가깝게 붙으려는 움직임까지 있었다”며 “광화문 광장 세력을 당 안방으로 끌어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당이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책임있는 분들이 사과는커녕 오히려 사과할 필요도 없고 인적쇄신 필요도 없다며 과거와의 단절 노력을 부정하고 비난했다”고도 비판했다. 나 의원과 장 의원이 1차 혁신안을 “정치적 자충수” “내부 총질”이라며 비판하고, 송 비대위원장도 인적쇄신 방침에 공개 반대한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인적쇄신 명단 발표는 이어질 예정이다. 윤 위원장은 2·3차분 명단이 나오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계속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권영세 전 비대위원장 등 전직 당 지도부가 명단에서 빠진 이유도 “1차 명단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쇄신 요구를 거부한 이들에게는 당원소환제를 적용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혁신위는 지난 10일 1차 혁신안, 지난 11일 2차 혁신안을 발표한 뒤 전 당원 투표로 추인을 받으려 했다. 당 지도부는 즉각 수용 대신 오는 20일 의원총회에서 수용 범위를 정하기로 했다.
윤 위원장은 의총에서 혁신안이 선별 수용될 것으로 예상되자 자신을 임명한 송 비대위원장까지 포함해 혁신안에 반기를 든 인사들을 가장 먼저 인적쇄신 대상으로 지목하는 강수를 던진 것으로 풀이된다.
거취 표명을 요구받은 이들이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장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국민의힘에서 마음 떠나간 분들의 목소리를 듣고자 했더니 거취를 표명하란다”라며 “지금 거취를 표명해야 할 사람은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이진숙 교육부 장관 후보자다. 윤 위원장의 오발탄으로 모든 것이 묻혀버렸다”고 비판했다.
송 비대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거취표명 요구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그는 대신 “혁신위 방안에 대해 당의 총의를 모아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라며 “최대한 많이 동의할 수 있는 방안으로 애를 쓰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윤 의원 주최 행사 참석을 둘러싼 각종 해석은 “오해”라며 “이번 행사와 당은 연관이 없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정말로 당과 보수 재건을 위한 혁신이라면 저를 먼저 혁신위로 불러달라. 답하겠다”고 밝혔다. 즉각적인 거취표명 요구에는 응할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조미덥 기자 zorro@kyunghyang.com, 박광연 기자 lightyear@kyunghyang.com, 이예슬 기자 brightpearl@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주 3일 10분 뉴스 완전 정복! 내 메일함에 점선면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