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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엄포에도 꿈쩍 않는 푸틴… 우크라 “50일간 더 많이 죽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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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 "푸틴은 전쟁 끝낼 생각 없어"
우크라이나 주민들 불안은 증폭
트럼프 "모스크바 공격 안 된다"며
장거리 미사일 지원은 선 그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AP 뉴시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에 참석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AP 뉴시스


‘100% 관세 부과’를 내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50일 이내 휴전 압박’에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쟁을 끝낼 생각이 전혀 없다고 로이터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반면 우크라이나인들은 “트럼프가 제시한 50일 동안 푸틴의 공격에 더 많은 시민들이 죽을 수 있다”며 트럼프의 최후통첩에 실망하는 분위기다.

로이터는 이날 세 명의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푸틴은 강력한 제재 위협에도 아랑곳 않고 자신이 원하는 조건이 관철될 때까지 전쟁을 지속할 계획”이라며 “오히려 그의 요구에 러시아군이 더 많은 영토를 차지하기 위해 진격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50일 내에 휴전 협정에 진전이 없으면 1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압박했다.

푸틴 대통령이 원하는 휴전 조건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동진(東進)하지 않는다는 법적 구속력 있는 서약 △우크라이나의 중립국화와 군사력 제한 △현재 우크라이나 내 러시아의 점령지 인정 등이다. 푸틴 대통령은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서방이 우크라이나 등을 나토에 편입시키려는 시도로 러시아에 굴욕을 안겼다고 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나토 가입은 우크라이나가 결정할 주권적 권리”라며 “현재 러시아 점령지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3년 넘게 전쟁 중인 러시아는 루한스크와 도네츠크, 자포리자, 헤르손 등 우크라이나 영토의 20%를 점령한 상태다.

"경제 압박보다 전쟁 목표 더 중요해"



2017년 7월 독일 함부르크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회담을 하고 있다. 함부르크=AP 연합뉴스

2017년 7월 독일 함부르크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왼쪽)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회담을 하고 있다. 함부르크=AP 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이 미국의 엄포를 개의치 않는 건, 서방의 경제 압박보다 전쟁의 목표를 더 훨씬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로이터는 보도했다. 러시아가 현재 우위를 점하는 데다 탄약과 포탄 생산량도 유럽에 비해 앞선다는 자신감도 반영됐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로이터에 “트럼프는 푸틴에 대한 영향력이 거의 없으며, 미국이 러시아 원유를 구매하는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더라도 푸틴은 다른 판매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러시아 지도층 내에서는 “푸틴이 적당한 시점에 전쟁을 끝내고 서방의 제재를 해제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최근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환영했지만 정작 주민들 사이에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수도 키이우 시장인 비탈리 클리치코는 독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발표 이후 러시아 공격이 더 격렬해졌으며 앞으로 50일간 더 많은 사람이 사망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국회의원인 키라 루딕도 “트럼프의 통첩은 달콤하면서도 씁쓸한 것이었다”며 “푸틴에게 공세를 유지할 수 있는 50일의 시간을 더 주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모스크바 공격은 안돼" 선 그어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14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이 14일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사무총장과 회담하고 있다. 워싱턴=AP 뉴시스


우크라이나에 대대적 무기 지원을 약속한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모스크바(러시아 수도)를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은 지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4일 통화에서 “공격용 무기를 지원하면 모스크바를 타격할 수 있느냐”고 묻자 젤렌스키 대통령이 “가능하다”고 답변했다는 파이낸셜타임스 보도를 부인한 것이다. 트럼프는 이날 “(우크라이나가) 모스크바를 겨냥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럽연합(EU) 외교수장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보내는 무기 비용을 나토를 비롯한 유럽이 100% 부담해야 한다는 트럼프의 요구에 불만을 표출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무기를 보내겠다는 트럼프의 발표를 환영한다”면서도 “우리는 미국도 책임을 분담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밝혔다. 체코는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돕는 다른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있다”며 불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베를린= 정승임 특파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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