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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억과 위로, 치유의 대화' 사회적 참사 유가족과 간담회에서 참사 유가족들에게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2025.07.16.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
"국정의 최고 책임자로서 국민들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될 정부가 책임을 다하지 못했던 점에서,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유명을 달리 한 점에 대해서 공식적으로 정부를 대표해서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재명 대통령)
이재명 대통령이 무안공항·이태원·오송·세월호 참사 등 사회적 참사 유가족 200여명과 만나 "정부의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고 공식 사과하며 고개를 숙였다. 유가족들은 눈물을 터트렸다.
이 대통령은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억과 위로, 치유의 대화' 행사에서 "이 사죄의 말씀으로 떠난 사람들이 다시 돌아올리 없고 유가족들의 가슴속에 맺힌 피멍이 사라지진 않겠지만 (이 사죄를) 다신 정부의 부재로 우리 국민들이 생명을 잃거나 다치는 일이 발생하지 않는 계기로 삼았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자리에서 일어나 참사 유가족들을 향해 고개를 숙이자 장내 곳곳에서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떨구거나 손수건으로 흐르는 눈물을 닦는 유가족들도 있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억과 위로, 치유의 대화' 사회적 참사 유가족과 간담회에서 희생자들을 위해 묵념하고 있다. 2025.07.16.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
이 대통령은 "국가의 제1 책임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이라며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할 국가가 국민이 위협받을 때, 국민이 보호받아야 할 때 그 자리에 있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생명보다 돈을 더 중시하고 안전보다 비용을 먼저 생각하는 잘못된 풍토들이 있었기 때문에 죽지 않아도 될 사람이 죽거나 다치지 않아도 될 사람들이 다치는 일이 발생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오늘 여러분들 가슴속의 말씀을 있는 그대로 많이 들어보도록 하겠다"며 "아마도 이런 자리를 참으로 오래 기다리셨을지도 모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충분한 진상규명이 되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부분도 있을 것이고 충분한 배상이나 보상, 사과나 위로의 이야기도 없었다고 생각되실 것"이라며 "여러분이 주신 말씀을 충분히 검토하고 가능한 모든 범위 안에서 필요한 일들을 최선을 다해 해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여러분들의 아픈 말씀을 국민들과 함께 듣고 필요한 대책을 함께 만들어 나감으로써 다시는 이 나라에 국가의 부재로 인한 억울한 국민이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어려운 자리를 함께 해주신 유가족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억과 위로, 치유의 대화' 사회적 참사 유가족과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7.16.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
최은경 오송 참사 유가족협의회 공동대표는 이날 "소통의 자리를 만들어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재난 이후 국가로부터 아무런 안내도, 보호도 받지 못한 채 모든 과정을 스스로 감당해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난 원인 조사 및 국정조사 추진 △책임자 처벌 및 지방정부 지도 △재난 유가족 지원 매뉴얼 법제화 △추모비 및 추모 공간 조성 △심리 회복 프로그램 즉시 시행 등을 요청했다.
송해진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정부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애도를 부탁드린다"며 "이태원 참사와 관련 정보를 빠짐없이 공개하고 특조위(특별조사위원)에 제공해 특조위가 제대로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특조위와 피해자 지원단의 인력과 예산을 충분히 확보해달라"고 했다.
김유진 무안공항 참사 유가족협의회 2기 대표는 △특별법을 통한 진상규명 △국토교통부로부터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독립 △둔덕과 항공 안전 시스템에 대한 전수점검 △트라우마 센터 등 국가의 책임 있는 후속 조치 등을 요청했다.
김종기 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오늘 이 자리가 단순히 의견만 듣고 위로만 하는 자리가 아니었으면 (좋겠다)"며 "당면한 문제들을 이 대통령께서 확고한 의지로 해결하시겠다고 약속하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억과 위로, 치유의 대화' 사회적 참사 유가족과 간담회에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유가족의 발언을 듣고 있다. 2025.07.16.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무안공항 참사는 2024년 12월29일 오전 9시3분쯤 전남 무안 무안국제공항에서 181명이 탑승한 제주항공 여객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콘크리트 둔덕과 충돌한 사고다. 이날 사고로 179명이 숨졌다.
이태원 참사는 2022년 10월29일 밤 10시15분쯤 서울 용산 이태원 골목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핼러윈 축제 등을 위해 이곳을 찾은 시민 159명이 사망했다.
오송 참사는 2023년 7월15일 오전 8시27분쯤 충북 청주 오송읍 궁평2지하차도가 침수돼 다수의 사상자를 낸 사고다. 14명이 사망하고 16명이 다쳤다.
2014년 4월16일 오전 8시50분쯤에는 전남 진도 조도면 부근 해상에서 안산 단원고 학생 등 승객 476명을 태운 세월호가 침몰했다. 299명의 사망자와 5명의 미수습자가 발생했다.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기억과 위로, 치유의 대화' 사회적 참사 유가족과 간담회에서 유가족 발언을 듣고 있다. 2025.07.16. photocdj@newsis.com /사진=최동준 |
이원광 기자 demi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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