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15일 경기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년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최종 3차전에서 일본에 0-1로 패해 아쉬워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국 축구가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대업을 이뤘지만 1년여 남은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기엔 갈 길이 멀다. 일본과 A매치에서 사상 첫 3연패라는 치욕적인 결과는 홍명보호의 미래에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15일 경기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최종 3차전에서 0-1로 패했다. 6년 만의 왕좌 탈환은커녕 일본을 상대로 사상 첫 3연패라는 굴욕의 역사를 썼다.
문제는 일본과 비교해 단점만 노출됐다. 스리백을 중심으로 변칙적인 파이브백까지 비슷한 전술로 나선 양 팀의 경기 운영은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상대 진영에서 공격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한국의 스리백 전술은 앞서 한 수 아래의 중국과 홍콩을 상대로 어느 정도 통하는 듯했다. 그러나 강한 전방 압박과 조직력으로 무장한 일본엔 무용지물이었다.
무엇보다 미드필드 장악에 실패한 게 컸다. 김진규(전북) 서민우(강원) 등은 수비진과 미드필더 사이 공간을 조직적으로 촘촘하게 위치한 일본 선수들을 뚫지 못했다. 중앙을 파고들지 못해 공을 뺏기는 실수가 잦았고, 중앙이 막히니 측면 공격에 치중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미드필드를 거치지 않은 롱패스와 측면에서 올리는 크로스에 의존할 뿐이었다.
홍명보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15일 경기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최종 3차전에서 0-1로 패한 뒤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뉴시스 |
후반에 신장 190㎝가 넘는 이호재(포항)와 오세훈(마치다 젤비아)을 연이어 투입해 머리로 골을 노렸으나 이 역시도 역부족이었다. 한국의 뻔한 노림수를 파악한 일본 선수들은 롱패스나 크로스에 대비해 선수 개개인을 밀착 마크했고, 헤딩 기회를 주지 않았다. 다급해진 한국은 정교하지 않은 패스 남발로 득점 기회를 날려버렸다.
세밀한 전술의 부재는 또다시 홍명보호의 한계를 드러냈다. 볼 점유율 58%로 일본(42%)보다 높았지만 경기를 풀어내는 해법이 없었다. 중원이 막혔을 때 이를 뚫고 나올 전술이 부족해 후방으로 공을 돌리기 바빴고, 유기적인 움직임을 통한 위협적인 장면도 나오지 않았다. 슈팅 9회 중 유효슈팅이 1회만 나온 게 이를 증명한다. 한국전 결승골과 홍콩전 4골을 터뜨린 저메인 료(산프레체 히로시마) 등 일본 공격수들은 오프 더 볼 움직임이 탁월해, 상대 진영에서 우왕좌왕하는 한국 선수들과 더욱 비교됐다.
세계 축구의 중심으로 떠오른 세트피스의 활용은 아쉬운 대목이다. 무려 11회의 코너킥을 얻고도 단 한 번도 득점으로 연결하지 못한 건 뼈아프다. 월드컵에서 강팀들을 상대로 득점할 수 있는 방법은 세트피스가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아스널(잉글랜드) 등 강팀들이 세트피스에 심혈을 기울이는 건 괜한 게 아니다. 축구계 한 관계자는 "스리백이 의미 있는 실험이었을 듯하나, 계속 지적된 짜임새 있는 세부 전술이 보이지 않았다. 9월 A매치에서 일본전이 보약이 됐는지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평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