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적 아니다" 김영훈 후보자 답변에…野, 환노위 퇴장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장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 질의를 듣고 있다.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박소은 나혜윤 박기현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은 주적이 아니다"라고 발언한 것을 두고 여야가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김영훈 후보자가 북한에 대한 인식을 명확히 정리해 소명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인사청문회에서 집단 퇴장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단독으로 인사청문회를 진행했다.

야당은 김영훈 후보자가 2011년 김정일 사망 당시 방북을 시도한 점, 이듬해 민주노총 위원장을 맡으며 노동자 통일 골든벨 행사를 열고 북한 체제 선전용 주장을 문제로 제출한 점을 집중 비판했다. 여당은 고용노동부 장관을 상대로 북한에 대한 인식을 묻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방어했다.

여야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를 열고 김영훈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했다.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은 질의에 나서 "공직자로서 헌법을 준수해야 하고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존중해야 한다. 하나 묻겠다. 대한민국의 주적은 누구인가"라고 질의했다.

김 후보자는 "현재 주적을 묻는 것인가" "(대한민국의 주적은) 위험에 빠트리게 하는 세력이다. 여러가지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고, 조 의원은 "그러면 북한은 대한민국의 주적인가"라고 거듭 물었다.

김 후보자가 "주적이 아니라고 어제 통일부장관 후보자께서 말씀하셨다"며 "거기에 동의한다. 주적이 아니라는 데 동의한다"고 했다.

질의 직후 환노위 국민의힘 간사인 김형동 의원은 "정회를 요청한다. 가장 중요한 부분, 특히 '대한민국의 주적이 어디냐'에 대해 후보자가 의견 정리를 못 한 것 같다"며 "국무위원으로서 노동부 장관으로서 매우 중요한 것이 대한민국의 정체성 가치관과 대북관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 특히 주적을 중심으로 해서 후보자가 분명하고 명확한 입장을 청문회 자리에서 밝혀 주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은 지나친 정치적 질문이라며 즉각 반박에 나섰다.

김태선 의원은 "북한이 주적이라는 얘기는 헌법이나 법률에 적용돼 있는 게 아니다"라며 "국방부장관 입장에서는 주적이 북한이라고 얘기하고, 반면 (통일이 목적인) 통일부장관 입장에서는 주적이 아니라고 얘기한다. 주적이라고 여길 수도, 아니라고 여길 수 있는 건 정치적인 (입장에 따라 다른)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북한이 주적인지 여부는) 정권별로 달랐다. 이것까지 강요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왜 이게 큰 문제가 되는지 이해가 안 간다"고 했다.

한편 이날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의 대북관에 대한 질의에 총력을 기울였다.

우재준 의원은 "2011년 12월 27일 신청 내역을 보면 조문을 목적으로 평양을 가겠다고 신청한 내역이 있다. 불과 1년 전인 2010년에 천안함 폭침 사건이 있었던 것을 알고 있나"라며 "본인이 무슨 통일부 장관인가. 당시 정부도 우리 장병이 이만큼 죽었기 때문에 공식적으로 (조문을) 안 갔다. 본인이 왜 가나"라고 했다.

김 후보자는 "조문을 가는 것이 남북관계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했다"며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노동자들"이라고 답했다.

sos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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