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마케팅 임팩트×AI, 마케터, 기획자 등 현업인들의 실제 AI 도입 방식에 주목
박소이 카카오 PM “AI 시대, 결국 사람의 강점이 더 중요해질 것”
오주은 아워홈 디렉터 “AI 덕분에 퇴근이 빨라졌다, 실무자에게 더할 나위 없는 조력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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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는 지금 이 순간에도 마케팅 현장을 바꾸고 있다. 더 이상 실험이나 테스트의 단계를 넘어, 실무자들이 AI와 함께 일하고 있는 시대다. 특히 마케터, 디자이너, 광고 비즈니스 기획자 등에게 생성형 AI는 일의 방식을 근본부터 재편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지난 10일 서울 포스코타워 역삼에서 열린 제5회 ‘디지털 마케팅 임팩트 2025(DMI 2025): 디지털 마케팅 임팩트×AI’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올해 행사에서는 ‘AI 어시스턴트’의 업무 적용 사례, 마케팅 성과 창출에 기여한 기업 활용법 등 실전 중심의 발표가 이어졌고, 다양한 업계 관계자들이 몰려 열띤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행사 마지막 세션은 ‘마케터의 데스크’라는 주제로 열린 패널토론이었다. 퍼플아이오 예영경 매니저의 사회로, 박소이 카카오 PM과 오주은 아워홈 디렉터가 직접 무대에 올라 실제 실무에서의 AI 활용 경험을 생생하게 공유했다.
이날 현장은 AI가 만들어주는 로고, AI가 요약해주는 보고서, AI로 완성하는 광고 영상 등이 더는 미래의 이야기가 아닌 지금 벌어지는 현실임을 보여줬다. 과연 AI 시대에 사람은 어떤 경쟁력을 가져야 할까? 이들의 토론 속에는 AI를 궁금해하거나 두려워하고, 그러면서도 시도해보는 현업인들의 다양한 고민과 질문에 대한 하나의 답이 엿보였다.
“AI는 실무를 돕는 비서…잘 쓰기 위한 방법은 ‘함께’ 배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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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주은 디렉터는 아워홈에서 외식 브랜드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AI는 자영업자 브랜드 개발을 하던 와중에 미드저니(Midjourney)를 접하며 처음 경험했다. 시간이 돈인 자영업자인 만큼 늘 요청은 ‘빨리빨리’를 전제로 하고 있었고, 로고를 2주 안에, 일러스트를 1개월 내에 완성해야 하는 촉박함이 일상이었다고. 그런 오 디렉터에게 AI 도입은 필연이었다.
오 디렉터는 챗GPT로 미드저니에 적용할 수 있는 영어 프롬프트를 작성하고, 이를 미드저니에 입력해 원하는 이미지를 생성했다. 초반에는 익숙지 않아 단순하게 요청을 하며 경험을 했고, 이후 오류를 잡아 나가며 구체적인 요청 노하우를 알게 됐다고. 나중에는 저작권 이슈까지 고려해 비슷한 디자인을 배포하지 말라는 요청까지 추가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고 한다.
반면 박소이 PM은 직원 교육을 담당하는 HR 업무를 맡고 있다. AI는 직원 교육 프로그램에 AI 리터러시를 강화하는 내용이 추가되며 처음 접하게 됐다고. 당시를 떠올리던 박 PM은 “육아휴직 복직 직후, AI 관련 개념조차 모르던 상태에서 전사 교육을 맡게 됐다”며 “멀티모달? LLM? 하나도 몰랐다. 맨땅에 헤딩하듯 공부를 시작했다”고 웃음 지었다.
시작은 AI 관련 유튜브와 인강을 보는 것이었다. 또 일주일에 한 번씩 점심시간마다 각 파트 동료 직원들과 함께 스터티까지 꾸려 AI 공부에 나섰다. 그렇게 조직된 모임은 이후 AI 활용서를 공동 집필하는 것으로 이어졌다.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실무자 관점의 AI 입문서를 집필한 것이다. 책 집필 과정에도 AI를 활용한 것은 물론이다.
박 PM의 AI 활옹볍에 대한 관심은 또 다른 책 집필로 이어졌다. 현재는 마케팅 영역의 AI 활용을 넘어 AI 교육 트렌드와 시니어를 위한 AI를 주제로 책 집필을 진행 중이다. 특히 박 PM은 AI를 도구로 익히는 것이 아니라,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과 함께 공부하며 나를 브랜드화하는 데까지 확장하는 것이 진짜 활용”이라며 “공부가 아니라 놀이처럼 느껴져야 지속 가능하다”고 경험담을 말했다.
“효율은 올라가지만... 마지막 판단은 사람의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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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패널토론 참석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언급하는, 실제 업무에 AI를 도입했을 때 가장 크게 느껴지는 변화는 ‘효율’이었다. 오 디렉터는 “예전엔 브랜드 기획에 디자이너, 카피라이터, 마케터 등 여러 인력이 들어갔지만, 지금은 챗GPT와 미드저니로 대부분의 기획을 혼자 소화할 수 있게 됐다”며 “AI로 작업 시간이 굉장히 줄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 디렉터는 소비자 분석을 AI로 AI 진행한 경험도 이야기했다. 거시적 관점에서 통계를 바탕으로 소비자와 부동산, 경쟁사를 분석한 후 엑셀로 정리한 데이터를 챗GPT에 입력해 연령, 성별, 행동 패턴 등으로 정리하는 식이다. 브랜드 스토리나 슬로건을 작성할 때도 초안 역시 챗GPT의 도움을 받는다. 하지만 소비자 분석과 마찬가지로 결국 세부적인 부분은 사람의 판단이 여전히 필요했다고.
즉 AI의 한계는 아직까지 분명 존재한다는 말이다. 오 디렉터는 “미드저니로 만든 이미지는 확대 시 픽셀이 깨지고, 현실과 맞지 않는 인테리어 구조가 생성되기도 한다”며, “프롬프트에 따라 품질 차이가 크기 때문에, 결국 퀄리티 관리는 사람의 감각으로 해야 한다”고 했다.
박소이 PM도 이제는 초기 도입을 넘어 다양한 AI 도구를 실무에 활용하고 있다. “문서 요약은 노트북LM(NotebookLM), PPT 구성은 감마(Gamma), 다양한 LLM을 조합한 응답은 젠스파크(Genspark)가 가장 유용하다”고 소개하며 “단지 도구를 많이 쓰는 것이 아니라, 도구의 특성을 이해하고 맞춤형으로 활용하는 것이 실무자의 몫”이라고 덧붙였다.
두 실무자의 이야기를 종합해 보면 AI 도구는 늘어나고 업무 단축의 효율도 있지만, 아직까지 사람의 기획력과 판단력 등의 역할은 필수적인 셈이다.
“마케터는 사라질까? 오히려 역할은 확장된다”
그렇다면 이날 행사의 주제인 마케터, 기획자의 관점에서 다시 질문을 해볼 필요가 있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AI 기술은 지속적으로, 또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언젠가 마케터 등의 영역이 완전히 AI로 대체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
이 질문에 오주은 디렉터는 “대체라기보단 확장”이라고 답을 내 놨다. 오 디렉터는 “앞으로 마케터는 운영까지 맡는 풀스텍 역량이 요구될 것”이라며 “실제 고객 반응을 현장에서 경험해야 마케팅 전략이 정교해진다”고 언급했다. 실제 오 디렉터는 그와 같은 생각을 바탕으로 브랜드 기획뿐 아니라 릴스 영상 제작, 인스타그램 피드 운영 등 전방위 업무에 AI를 적극 이용해 보고 싶다는 바람을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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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이 PM은 ‘강점과 커뮤니티’라는 키워드를 꺼냈다. “AI가 초개인화 시대를 이끌고 있지만, 오히려 그 안에서 사람의 고유한 관점이 더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박 PM은 “챗GPT에게도 물어보지만, 진짜 답은 사람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처음 박 PM이 AI를 접한 과정 그리고 그 경험을 통해 얻은 인사이트로 연이어 책을 집필하는 과정으로도 증명하고 있다.
또 박 PM은 “기능 중심의 마케팅은 많이 변화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이제는 직업을 막론하고 각 영역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역량이나 인사이트가 AI로 훨씬 더 빛나는 시대가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패널토론에서 나온 이야기를 통해 다시금 확인한 사실은 AI는 분명히 마케팅을 비롯한 각 영역에서 사람들이 일하는 방식을 바꿔놓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말로 AI를 잘 활용하기만 하면 기획과 디자인, 분석과 제작까지 한 사람이 모두 감당 가능한 시대가 됐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이날 행사를 관통하는 또 하나의 명제는 단순했다. ‘도구는 넘치지만, 그 도구를 잘 쓰는 사람은 여전히 필요하다’는 점이다.
생성형 AI가 고도화되면서 실무자의 역할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재정의되고 있다. 도구를 다루는 능력만큼, 질문하는 힘, 통합하는 능력, 그리고 인간과의 관계를 유지하는 감정적 지능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이날 패널토론은 마케터라는 직업의 미래를 단순한 대체 논의가 아닌 ‘확장’의 관점에서 풀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달랐다. 다시 기사 첫 머리의 질문으로 돌아가 보자. 과연 AI 시대에 사람은 어떤 경쟁력을 가져야 할까? 적어도 오늘의 패널들의 토론을 통해 얻은 답은 “도구는 누구나 쓸 수 있지만, 그 결과물은 여전히 사람 개개인의 역량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이다.
황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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