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실 차장 이어 외교비서관도 ‘VIP 격노설’ 시인

이충면 전 외교비서관이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해병 특검 사무실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뉴스1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에 이어 이충면 전 외교비서관도 이른바 ‘VIP 격노설’이 사실이라는 취지로 해병 특검 조사에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순직 해병 수사 외압’ 의혹을 수사하는 해병 특검은 전날 이 전 비서관을 불러 조사하면서 “담당 분야가 아니라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윤 전 대통령의 격노가 있었던 거 같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특검은 지난 11일 김 전 차장에 대한 소환 조사에서도 “윤 전 대통령이 안건에 없던 고(故) 채수근 상병 관련 보고를 회의 종료 전에 듣고 화를 냈다”는 진술을 확인했다.

VIP 격노설은 윤 전 대통령이 2023년 7월 31일 주재한 안보실 회의에서 채 상병 순직 사고 관련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에게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했다’는 해병대 수사단 조사 결과를 보고받고 크게 화를 내며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다. 해당 회의에는 윤 전 대통령을 비롯해 김 전 차장, 이 전 비서관, 김용현 전 국방장관(당시 대통령 경호처장),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당시 안보실장) 등 총 7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참석자 두 명이 VIP 격노설이 사실이라고 진술한 것이다.

특검은 이날 회의에 참석한 왕윤종 전 경제안보비서관도 소환해 VIP 격노설이 맞는지 등을 조사했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격노 이후 대통령실이 외압을 행사해 국방부가 해병대 수사단이 경북경찰청에 넘긴 조사 기록을 회수하고, 임 전 사단장을 과실치사 혐의자에서 제외해 다시 경찰에 이첩했는지 등을 확인할 전망이다.

[방극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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