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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공산당이 가짜 투표지로 한국 장악”…방한한 ‘탄 교수’ 황당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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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저녁 모스 탄 방한 환영집회에 모인 트루스포럼 등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단체 회원들이 성조기 등을 흔들고 있다. 임재희 기자

15일 저녁 모스 탄 방한 환영집회에 모인 트루스포럼 등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단체 회원들이 성조기 등을 흔들고 있다. 임재희 기자


“유에스에이” “모스 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정문 앞에 모스 탄(한국명 단현명) 미국 리버티대학 교수가 등장하자, 성조기와 태극기, ‘TRUMP(트럼프)’ 등이 적힌 깃발을 흔들며 지지자들이 환호했다. 15일 저녁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와 부정선거론 등을 표방하는 극단적 보수 성향 단체 트루스포럼은 서울대 정문 앞에서 모스 탄 교수 방한 환영 집회를 열었다. 집회 참여자 200여명이 유에스에이와 자신의 이름을 번갈아 연호하자, 탄 교수는 가슴에 손을 얹고 뿌듯한 표정으로 이들을 바라봤다.



한국계 미국인 탄 교수는 미국 민간단체 ‘국제선거감시단’ 활동을 하며, 한국 선거가 중국의 개입 가능성이 큰 부정선거라고 주장해왔다. 국제선거감시단은 친목 모임 수준의 비영리단체라는 사실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드러났지만,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한국 부정선거론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상징하는 곳으로 여겨진다.



탄 교수는 이 단체 활동을 하다가 국내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하기도 했다. 시민단체 자유대한호국단은 탄 교수가 지난달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선거감시단 주최 기자회견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청소년 시절 성폭행 사건에 연루됐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이 사건을 최근 배당받아 수사 중이다.



애초 트루스포럼은 서울대 관악캠퍼스 호암교수회관에서 탄 교수 특강을 열겠다고 공지했지만, 서울대는 지난 12일 “교육 및 연구 등에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대관 취소를 통보했다. 서울대는 이들이 계획한 캠퍼스 내부 진입과 행진 계획도 불허했다. 서울대 쪽 거부로 이날 정문 앞 캠퍼스 밖에 설치된 집회 무대에 선 탄 교수는 특강 장소만 바뀌었다는 듯 40분 이상 부정선거론에 대한 황당한 주장을 이어갔다.



그는 “중국 공산당은 끊임없이 대한민국을 침투하려고 한다. 가짜 투표지로 한국을 장악하려고 하고 있다”며 “윤석열 대통령께서 중국 공산당과 북한의 영향을 보셨고, 또한 이 투표 선거 조작의 위험성 또한 미리 보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회자가 “모스 탄이 주한미국대사로 유력하다”고 운을 띄우자, 탄 교수도 이에 호응하며 “나도 후보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연단에는 “차이나 리, 스탑 더 스틸” 구호가 적혔다. 이재명 대통령과 중국에 대한 반감, 부정선거론을 결합한 구호다.



‘모스 탄 방한 반대 대학생 긴급행동’이 15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정문 앞에서 집회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임재희 기자

‘모스 탄 방한 반대 대학생 긴급행동’이 15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정문 앞에서 집회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임재희 기자


이날 탄 교수 방한 집회를 앞두고 서울대 재학생과 시민들이 참여한 ‘모스 탄 방한 반대 대학생 긴급행동’(긴급행동)은 탄 교수와 그를 학교로 부른 트루스포럼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탄 교수를 향해 “대학 공동체에는 혐오와 반지성, 극우 선동이 설 자리가 없으니 서울대에서 즉각 떠나라”고 주장했다. 서울대 서양사학과에 재학 중인 김지은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모스 탄은 외국인 혐오와 한국 민주 질서 불신을 동시에 부추기는 자이자, 국민이 민주적 선거로 선출한 대통령에 악의적인 헛소문을 퍼뜨리는 자”라며 “극우가 공론장을 잠식하도록 둬선 안 된다”고 말했다.



긴급행동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트루스포럼 집회 참가자들은 성조기와 ‘스톱 더 스틸’(Stop The Steal), ‘온리 윤’(Only Yoon) 등이 적힌 손팻말을 흔들었다. 경찰은 트루스포럼 집회 참가자들과 반대 기자회견 참석자 사이 충돌에 대비해 서울대 정문을 중심으로 100여m에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경찰을 배치했다. 트루스포럼 집회 참가자들이 확성기 등으로 중국인 혐오 발언 등을 외치기도 했으나 물리적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임재희 기자 lim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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