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I서울보증, 랜섬웨어 공격에 이틀째 ‘먹통’…신규 전세대출은 어쩌나

SGI서울보증 전산 시스템이 지난 14일부터 랜섬웨어 사이버 공격으로 이틀째 ‘먹통’이다. 서울보증 측은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하고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서울보증 누리집 갈무리

SGI서울보증의 전산 시스템이 랜섬웨어 공격으로 이틀째 ‘먹통’으로 전세대출 보증 업무 등에서 소비자들의 불편이 이어지고 있다. 자동차 할부 구매 등에서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서울보증 측은 시스템 복구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했으나 정확한 복구 시점은 불투명하다.

15일 금융당국과 서울보증에 따르면 전날 새벽 발생한 전산 시스템 장애가 이날까지 이어지면서 전·월세 대출과 휴대전화 할부 개통 등 보증 업무 전반에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당장 서울보증과 연계된 신규 전세대출 신청이 막힌 상태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전날은 바로 잔금을 치러야 하니까 임시방편으로 대출이 이뤄진 것”이라며 “새로 대출이 필요한 고객들은 지금 신청이 안 된다”고 말했다. 대전에서 휴대전화 판매점을 운영하는 A씨도 “전날은 일단 현금을 받고 이후 할부로 갈아타는 방식으로 판매했다”며 “아직 할부 개통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보증은 전날 시스템이 멈춘 뒤 보증서 발급이 가능한 임차인에게 ‘선 대출 실행 후 보증서 가입’이 가능하도록 주요 시중은행과 급히 협의한 바 있다. 이는 기존 신청분만 급하게 진행하도록 한 것으로 신규 보증 업무는 현장에서 여전히 혼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이사 수요가 몰린 ‘손 없는 날’이었던 지난 14일 “서울보증 전산 오류로 매수자 대출이 나오지 않아 잔금을 못 받았다” “전세반환대출금이 막혀 욕받이가 됐다” 등 피해를 호소하는 글이 인터넷 커뮤니티에 잇따라 올라오기도 했다. 시스템 장애로 차량 구매 할부 보증이 막혀 당장 필요한 차를 인수하지 못한 사례도 있었다.

문제는 사태가 장기화될지다. 서울보증은 시스템 장애를 일으킨 원인을 랜섬웨어 공격으로 보고 금융보안원 등 관련 전문기관과 함께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랜섬웨어 공격 특성상 복구가 길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랜섬웨어는 컴퓨터나 서버의 파일을 암호화한 뒤 복구를 대가로 금전을 요구하는 사이버 공격 수법이다. 최근에는 예스24가 랜섬웨어 공격으로 마비 사태를 겪고, 복구하는 데 열흘이 걸렸다.

이경호 랜섬웨어침해대응센터 수석연구원은 “요즘은 랜섬웨어 암호키를 추출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데이터 복구를 위해선 ‘백업’ 여부가 중요하다”며 “해커와의 거래를 권장하진 않지만 사태가 장기화하면 회사의 피해가 커지니까 거래를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상황을 점검 중인 금감원도 당장 복구하기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랜섬웨어 감염 전에 백업받은 데이터를 중심으로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서울보증이 보안 체계를 취약하게 운영한 정황이 파악되면 현장점검을 검사로 전환해 필요한 조치를 할 예정이다.

이명순 서울보증 대표이사는 이날 “책임 있는 자세로 고객 피해를 보상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보안시스템 재정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 매일 라이브 경향티비, 재밌고 효과빠른 시사 소화제!
▶ 주 3일 10분 뉴스 완전 정복! 내 메일함에 점선면 구독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