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들은 어쩌다 부자가 됐을까?…콘텐츠가 된 ‘부자의 삶’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에 출연한 손정희 ‘와플대학’ 대표. 교육방송 제공

부자들은 어떻게 부자가 됐을까? 밥은 뭘 먹을까? 그들도 충동구매를 하고 후회할까? 부자를 떠올리면 수많은 궁금증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이런 질문에 답을 건네는, 부자의 삶을 소개하는 방송 콘텐츠들이 줄줄이 등장하고 있다.

교육방송(EBS1)과 이(E)채널에서 방영한 ‘서장훈의 이웃집 백만장자’는 지난 4∼6월 첫 시즌을 마무리 짓고 올가을 시즌2로 돌아온다. 방송가의 재력가로 알려진 서장훈이 방송인 조나단과 함께 부와 성공을 일군 ‘진짜 부자’를 찾아가 비결을 탐구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시즌1에서는 와플 체인점 ‘와플대학’의 손정희 대표, 미용 프랜차이즈 브랜드 ‘준오헤어’의 강윤선 대표, 팝페라 가수 임형주, 대구 제조업계의 큰손이자 한옥 스타벅스 건물주 신홍식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 등 숨은 부자들을 조명했다. 진행자들이 부자들을 찾아가 인생사와 성공 비결을 듣고 집과 애장품을 구경하는 형식이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달 12일 ‘1만평 왕국을 세운 전설의 헤어 디자이너’ 편으로 제302회 이달의 피디(PD)상을 수상했다. 연출을 맡은 김민지 피디는 수상 당시 “화려한 부와 명성보다는 자신의 길에서 최선을 다하고 삶의 가치를 만들어가는 분들이 우리 곁의 진짜 백만장자라고 믿으며 매 회 진심을 다해 제작해왔다”는 소감을 전했다.

‘백억짜리 아침식사’에 출연한 ‘런던베이글뮤지엄’ 창업자 료(이효정) 디렉터. 티브이엔(tvN) 제공

지난 2∼4월 방영한 티브이엔(tvN)의 ‘백억짜리 아침식사’도 부자들의 삶을 탐구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특히 부자들의 아침 일상에 초점을 맞췄다. 오은영 박사와 배우 이이경이 성공한 사람들과 아침을 함께 보내며 ‘모닝 루틴’을 통해 성공 비결을 듣는다. 인기 베이커리 브랜드 ‘런던베이글뮤지엄’의 창업자 료(이효정) 디렉터의 집을 방문한 회차 등이 화제를 모았다. 료 디렉터는 품질 관리를 위해 베이글을 자주 먹어야 해서 10년 넘게 쌀을 먹지 않은 사연을 들려주기도 했다.

지난달 11일 열린 ‘크레이지 리치 코리안’ 제작발표회. 한국방송 제공

지난달 15일 첫 방송을 한 한국방송(KBS2)의 ‘크레이지 리치 코리안’은 세계 무대에서 성공을 거둔 한국인을 조명한다. 미국 뉴욕 할렘가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으로 식당을 운영해온 ‘할렘 대모’ 베티 박, ‘북미 1위 스테이크하우스’를 운영하는 사이먼 킴 등이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전현무와 지예은, 박세리, 첼로 연주자 장한나가 패널로 함께한다. 연출을 맡은 이창수 피디는 지난달 11일 제작발표회에서 “어느 한 분야에서 성공하려면 얼마나 ‘크레이지’해야 하는지 보여주고 싶었다. 그런 크레이지한 한국인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기획 취지를 설명했다.

이처럼 부자 예능이 잇따르는 배경에는 부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가 자리한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우리나라가 과거에는 부와 재물을 금기시하는 경향이 있었는데, 21세기 이후 부자에 대한 선망과 동경, 호기심이 커지다 보니 티브이 프로그램 주제로 자리 잡았다”며 “또 잘사는 연예인들의 모습을 과시하듯 보여주는 예능이 인기를 끌면서 (부자의 삶을 보여주는 게) 독립된 콘셉트로 잡혔다”고 분석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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