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아들 결혼 때 축의금 냈나” 환경장관 청문회서 여야 공방

김성환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장련성 기자

여야는 15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김성환 환경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이재명 대통령 장남 이동호씨의 결혼식 축의금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 국민의힘은 이씨 모바일 청첩장에 계좌번호가 공개돼 있었다는 점을 거론하며 이씨에게 축의금을 준 것 아니냐고 압박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청문회와 무관한 사안이라고 반발했다.

우재준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청문회에서 “김 후보자는 대통령 아드님 결혼식에 갔는데 별도로 축의를 하지 않았나”라며 “모바일 청첩장에 계좌가 공개된 걸 알고 계시느냐”고 물었다.

김 후보자는 “워낙 사람들이 많았는데 축의금을 낼 수 있는 장소도 안 보였다. 축하는 하러 갔지만 축의금을 따로 내진 않았다”며 “모바일 청첩장을 받진 않았고 문자를 받았는데 문자에는 계좌가 따로 없었다”고 했다.

우 의원은 “대통령실에서 이게 문제가 되니까 ‘화환은 거절한다’는 공지를 공개했다”며 “축의금을 거절한다는 말은 없었다. 마치 제 눈에는 화환 말고 돈으로 보내달라는 말처럼 들렸다”고 했다.

우 의원은 “김민석 총리가 인사청문회 때 7억원 과징금을 어떻게 납부했는지에 대해 ‘경조사와 출판기념회에서 걷은 돈으로 납부했다’고 말했다”며 “국민들은 경조사로 돈을 벌어서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생경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현직 대통령이 임기 초에 아드님이 결혼하는데 이렇게 계좌까지 공개되고, 축의금을 내지 말라는 말도 없다면 얼마나 축의금을 받았을지 (국민들이) 궁금할 것”이라고 했다.

김 후보자는 “60년 명예를 걸고 (축의금을) 계좌로 이체하거나 그런 사실이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우 의원이 이 대통령 장남 결혼식 축의금 문제를 거론한 것에 대해 인사청문회와 무관한 사안을 꺼냈다며 반발했다.

김태선 민주당 의원은 “난데없이 이 대통령 아들 결혼식 이야기를 꺼냈는데, 이 자리에서 왜 이게 나온 건지 심히 유감을 표한다”며 “경조사를 챙기는 건 우리 사회 전통적인 문화였다. 개인적으로 지인들 장례식장이나 결혼식장에 가서 조의금이나 축의금을 내는 건 너무 당연한 것 아닌가. 우 의원도 낼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인사청문회에서 대통령의 아들이라는 이름으로 지나친 사생활까지 얘기하는 것은 무리 아닌가”라고 했다.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이 대통령은 동료 의원이었다. 의원들에게 알린 건 예의라고 생각해서 그랬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저는 안 갔고, 계좌번호도 (안내 문자에) 없었다. 그건 동료 의원으로서 각자의 선택”이라고 했다.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다른 분들은 축의금을 낼 그런 부담을 가지지 않았겠나. (축의금을) 낸 분이 있었다고 보인다”며 “‘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취지의 말씀은 거둬들이는 게 맞는다”고 했다.

김위상 국민의힘 의원은 “축의금 문제를 이야기한 것은 대통령 자제 분이기 때문”이라며 “실제로 (모바일 청첩장이) 돌아다니지 않았나”라고 했다. 강득구 의원은 이에 대해 “팩트를 갖고 해야 한다. 계좌번호가 없었다”고 했다. 당시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포된 모바일 청첩장에는 계좌번호가 적혀 있었지만, 의원들에게 배포된 안내 문자에는 계좌번호가 없었다는 것이다.

여야 의원들의 언쟁이 이어지자 민주당 소속 안호영 위원장이 의원들의 발언을 중단시켰고, 여야는 다시 정책 질의를 이어 갔다.

[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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